정문섭 논설위원

'어색한 정장 차림에 어눌한 표정, 부러진 앞니에 뚱뚱한 몸매.'

3년 전 영국 ITV '브리튼지 갓 탤런트' 무대에 처음 출연할 당시 폴포츠(Paul Potts)의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 무대를 통해 평범한 휴대전화 세일즈맨에서 일약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로 급부상하며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왜소한 키에 내세울 것도 없는 평범한 얼굴.'

2010년 10월23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슈퍼스타K 2' 결승전에서 노래 실력 하나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우승컵을 거머쥔 슈퍼스타 허각(25)의 외모도 초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세 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 아버지를 모시고 쌍둥이 형과 함께 살아왔다는 그는 가난했기에 고교 진학도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환풍기 수리와 공사장 막노동으로 입에 풀칠하면서도 틈틈이 행사장 공연가수로 뛰며 가수가 되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그는 전국에서 134만 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여 상금 2억원과 최첨단 SUV 차량, 초호화 앨범 발매 기회와 201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 스페셜 무대를 꾸밀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다.

허각의 가수왕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한국판 '폴포츠'처럼 희망과 감동의 드라마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저 멀리 중국에서 농촌 출신의 일용직 노동자인 농민공 출신 가수 2명의 인간 승리 드라마가 중국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 출신인 29살의 류강과 보일러 노동자와 과일행상 등 안 해본 일이 없는 전형적인 농민공 출신의 왕쉬(44세).

지하철역에서 만난 두 사람이 함께 부른 농민공의 애환을 담은 노래가 친구의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올려지자 하루 만에 네티즌 20만 명이 찾을 정도로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이달 초 마침내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의 재능경연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이들은 일약 중국의 국민가수로 떠올랐다.

급속한 경제발전 속에 소외된 서민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꾸밈없는 노래가 중국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허각은 얼마 전 SBS '강심장'에 출연하여 무명시절 한 커플을 위해 '청혼' 축가를 부르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눈을 맞으며 홀로 노래를 부르는데 한 커플이 우산을 쓰고 자리에 앉더니 내 노래를 끝까지 들어주었어요. 고마운 마음에 커플링을 선물했더니 이 커플이 6개월 후에 결혼하게 됐다며 내게 축가를 부탁했어요."

허각은 "자신에게 축가를 부탁한 커플 덕분에 가수의 꿈을 키울 수 있었고, 결국 이런 행운을 안게 됐다."고 저간의 사정을 털어놓아 참석자들을 숙연케 했다.

최근 이렇듯 평범한 사람들이 스타덤에 오르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혹자는 이들을 보고 말한다.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고.

그러나 필자의 눈에 이들은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올라선 것은 절대 아니다.

오로지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을 뿐이다.

"꿈은 노력을 가능하게 하고 노력은 꿈을 가능하게 한다. 꿈은 얼마나 이루었느냐보다는 어떻게 이루어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영국 시인 루드야드 키플링의 시 'If'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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