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정문섭 논설위원

1995년 민선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국내에서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자치단체들이 하나 둘 탄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식경제부가 지역발전위원회, UN공업개발기구와 공동으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지역발전국제포럼 2010'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마사유키 사사키 일본 오사카 시립대 교수는 "창조산업이 지역발전의 핵심이 되고 있는 만큼 전 세계적인 창조도시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해외와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성공사례들도 소개됐다.

생수 하나로 특화에 성공한 물의 도시, 프랑스의 에비앙은 인구는 8천명에 불과했지만 전체인구의 50%가 에비앙 관련업에 종사하는 세계 제1의 건강헬스타운 및 브랜드워터제품을 생산하는 유럽의 대표적 환경도시로 우뚝 섰다.

일본의 히가시가와정(町)도 인구는 8천명에 불과하였으나 1985년 사진마을을 선언한 이후 매년 여름 국제사진페스티벌 개최하면서 사진을 매체로 한 국제교류와 사진문화 발전을 통해 지역발전을 견인해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인 이탈리아의 관광도시 베로나는 최근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이야기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통해 "기존에 유명한 관광지였던 '줄리엣의 집'에서 관광객들이 결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5개월 만에 이탈리아뿐 아니라 미국 페루 홍콩 호주 등 전 세계에서 80만 명의 관광객들이 줄리엣의 집을 방문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안동시의 '역사문화 자원의 산업화를 통한 지역발전'과 순천시의 '순천만 보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국내 자치단체들의 성공사례들도 소개됐다.

지금 세계는 세계화, 분권화라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 새로운 지역발전 정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지역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이기에 지역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지역이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국경을 초월하는 파트너십 형성을 통해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수로 '물의 도시'를 만든 프랑스의 에비앙처럼 차별화로 승부해야 하고, 먼지 날리던 도시를 예술마을로 승화시킨 일본 가나자와처럼 '창조도시'로 우뚝 서야 한다.

지역의 정책들도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발상의 전환이 시급할 때다.

정부의 지역 정책도 '균형 발전'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질적인 경쟁을 촉발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

지자체도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국제적 감각을 가지고 해외 지자체의 성공 사례를 배우면서 해외로 뻗어나가야 한다.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 군산, 한방의 도시 제천, 나비의 도시 함평, 물의 나라 얼음의 나라 눈의 나라 화천,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박물관의 도시 영월, 영일만 르네상스 포항, 세계속의 고구려시 구리, 정직 수도 친절 수도 강진 등.

한국에서도 차별화된 브랜드를 토대로 급부상하는 성공한 자치단체들이 자랑스러운 모습들을 속속 드러내고 있다.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로 오늘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성공한 자치단체장들이 있는 한 한국의 지방자치도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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