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GL인베스트먼트 대표

세계적으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급격한 변동양상을 보이고 있고 혹한때문에 사상 최대의 전력사용량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인 설 대목을 앞두고 구제역의 급속한 전파에 이어 AI(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고 있어 심각한 문제다.

급기야 신종플루까지 창궐하게 되니 각종 바이러스에 의한 공포는 각종 황당한 음모론과 종말론까지 가세할 정도로 혹한의 맹추위보다 더 매섭게 우리의 마음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있다.

이로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막아보고자 정부는 물가와의 전쟁까지 선포했지만 각종 바이러스의 공포는 연초부터 우리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11일 현재 전국에서 사육되는 소, 돼지의 10%가 넘는 140만마리 이상이 구제역에 희생되면서 살처분 보상금 등 국고지출도 1조3천억원 대로 대폭 불어났다.

정부는 1년동안 사용할 예비비를 불과 한 달여 만에 거의 다 소진하여, 앞으로 대규모 방역 비용까지 추가로 1조원 이상의 지원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된 상황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문제점은 사태가 장기화되고 확대되면서 축산농가의 생활기반이 붕괴되고, 소비자의 소비심리 위축과 축산물의 수급불균형이 맞물리면서 물가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가용자원을 총투입해 방어에 나서고는 있지만 지속적인 이상한파로 채소, 과일 가격이 불안한 상황에서 구제역 파동의 장기화에 따른 쇠고기, 돼지고기 이외에 닭, 오리 및 우유 등의 축산가공품 가격까지 상승할 경우 정부는 물가관리에 있어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민관군이 밤낮없이 총동원되어 구제역이나 AI 확산을 막기위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와중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요를 기대하는 수산물 회사들의 주가가 상승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발생했다.

하지만, 증시 한쪽에서는 구제역 테마주라는 미명하에 이유없이 급등락을 연출하는 종목들이 있어 타들어가는 농심을 더욱 새까맣게 멍들이고 있기도 하다.

구제역 방어에 동원된 공무원과 군인이 사망한 뉴스가 속출하는 가운데, 우골탑으로 자식들 공부를 가르치신 부모님의 뜻을 이어받겠다고 수의대에 가더니 충북지역 모 군청소속 수의사가 되어 구제역 방역의 최일선에서 밤낮없이 전쟁을 치르면서 급기야 가슴통증까지 호소하는 막내 동생의 안쓰러운 모습과, 멀쩡한 소를 매몰시켜야만 하는 주름진 농민들의 깊은 한숨이 눈앞에 어른거리면서 도시에 살고있는 필자의 마음도 검게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하루하루 발등의 불을 끄는 것에 급급하여 장기적으로 신경써야할 과제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겨를이 없는 것도 현실일 것이다.

그렇지만 눈을 돌려 한번쯤은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살펴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화를 막고 건전한 경제적 기반을 다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황당한 음모론, 종말론이나 유언비어가 나올 정도로 헝클어진 국민들의 마음을 다 잡아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기본일 것이며,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고 꾸준히 육류를 소비할 수 있도록 계도하여 장기적으로 수급의 안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보상금 액수의 다과를 갖고 실랑이를 할 것이 아니라 살처분으로 인해 평생 함께해 온 생활의 기초를 잃고 공허해진 농심을 달래고 그 분들이 다시 뛸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경기의 회복이나 활성화도 결국 국민들의 마음과 분위기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명심하고, 특히나 역동적인 신바람 유전자를 가진 우리 국민들에게 흥을 북돋워 주는 일이야말로 경제가 잘되게 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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