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조류독감 희생가축 합동 위령제

구제역 파동으로 희생된 소와 돼지 등 가축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구제역 및 조류독감 희생가축을 위한 합동위령제'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본사 속리산 법주사(주지 노현스님)는 10일 오전 법주사 대웅전에서 최근 구제역의 확산으로 생매장된 수십만 마리의 가축의 극락왕생과, 살처분에 참여해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일부 공무원·축산농가의 정식적 위로를 위해 마련됐다.

영원 총무스님의 집전으로 거행된 이날 합동위령제는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추도법문, 발원문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합동위령제 제단에는 가축들의 위패를 놓고 떡·과일과 함께 살처분된 동물들을 위한 사료, 당근, 배추 등 야채도 준비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합동위령제에 이어 지장각 옆에서는 가축들의 영가를 달래기 위해 지방을 태우는 등 의식도 거행됐다.

이날 참석한 신도들은 희생가축들의 영가를 달래고 구제역으로 고통받고 있는 축산농가의 안타까움을 함께 했다.

이날 합동위령제에 앞선 설교에서 노현 주지스님은 "비록 많은 가축들이 병들어 죽었지만 신도들이 그 많은 가축들의 극락왕생을 위해 많이 기도해주자"고 말했다.

안춘석 법주사 종무실장은 "갑자기 많은 생명이 한꺼번에 세상을 떠나면서 그 영가를 위로하기 위해 이번 위령제를 올리게 됐다"라며 "인간들과 함께 살았던 살처분된 가축들이 편안히 잠들고 부디 극락왕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 실장은 또 인간들을 위해 평생 보시만 하다가 갑작스런 죽음을 당한 가축들이 편안히 잠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충북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 대한불교 조계종 개심사(주지 석재스님)도 지난달 29일 구제역 조기 종식과 살처분 희생 가축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재(薦度齋·불교에서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재)를 지냈다.

구제역 희생가축 위령제는 조계종 종단차원에서 사찰마다 천도·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한편 충북도내에서는 총 351개 농장에서 30만3천748두의 소와 돼지 등이 매몰됐다. 윤우현 / 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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