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희 영동경찰서 정보보안계장

스름 땅거미가 내리면서 필부필부들은 하루의 피로를 한 잔의 술로 달랜다. 내일을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에 흥을 보태는데 역시 술 만한 게 없다.

술은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어 마시면 취한다. 맥주, 청주, 막걸리 등의 발효주와 소주, 고량주, 위스키 등의 증류주가 있으며, 과실이나 약제를 알코올과 혼합해 만든 혼성주도 있다. 적당히 마시면 신진대사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이 술은 예로부터 그때그때 슬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희노애락에 꼭 필요한 음식 중 하나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음식도 잘 먹으면 약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독이 돼 나를 망하게 하고 더불어 사회에서 나를 격리시키는 아주 묘한 것이 된다. 그 독은 바로 이 시대가 만들어낸 신조어 '주폭(酒暴)'이다. 주폭은 술의 힘을 빌어 만취한 상태에서 상습적으로 선량한 주민에게 폭행과 협박을 가하는 등 서민의 평온한 생활을 방해하는 사람을 말한다. 충북의 경우 지난해 폭력으로 입건된 9천842명 가운데 38%가 음주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이는 공무집행방해죄로 이어져 주폭인 자신은 물론, 행복한 가정을 불행하게 만들고 사회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는 등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사회 악순환인 주폭 근절을 위해서는 반드시 건전한 음주문화, 제대로 된 음주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은 새삼 다시한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선량한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주폭은 김용판 충북지방경찰청장이 취임 이후 전국 최초로 주창한 것으로 이는 치안복지 창조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시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영동경찰서 외근 정보관들은 주폭으로 인한 범죄 예방과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을 위해 주폭 근절 명함을 만들어 업무와 병행하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

제대로 된 음주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다. 선량한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도 불행하게 만드는 주폭은 반드시 근절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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