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그토록 극성을 부렸던 구제역이 기온이 크게 오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전체 돼지의 약 90%를 살처분한 충북 음성군도 지난 10일 마지막 매몰작업을 끝으로 2주가 넘는 장기 휴식(?)에 들어갔다.

방역당국도 2차 백신접종까지 완료되는 등 구제역이 일단 소강 상태에 들어가자 자치단체에 방역비용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

2달 여간 지속된 구제역이 진정돼 다행스럽지만 최근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지하수 오염과 악취 등 주민 건강 및 환경 오염과 직결되는 2차 재앙이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현재는 살처분 매몰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르면 다음달엔 2차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은 살처분과 매몰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 방역당국과 자치단체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2차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충북도가 최근 2차 피해예방을 위해 도내 매몰지 227곳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매몰지가 묻는 데만 급급해 관리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매몰지 49곳에 대한 복토작업이 진행중이고 50여 곳은 가스배출관 설치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침출수 환경영양조사와 침출수 유출에 대비해 설치해야 하는 관측정은 전체의 25.6%(53)만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침출수를 모으는 저류조는 47%(107곳), 장마에 대비한 배수로는 47.6%(108곳)를 설치해야 하는 등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시간을 매몰지 장소를 찾는 데 ●겨 묻는 데만 급급해 나타난 부작용이지만 관리규정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한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상수도 조기 공급 등 완벽한 방역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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