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충북도 자치행정과

근래 세시봉 열풍이 대단하다. 특히 7080 세대들에게 그 감동이 더한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일까? 요즘 젊은 가수들의 노래에 식상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오래간만에 추억에 젖어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시봉 열풍에는 두가지 진실이 숨어 있다. 그 하나는 세시봉 가수들이 평균나이가 65세가 넘는 노인들이라는 것이다. 특히 조영남은 지하철을 공짜로 탄다고 해서 지공선사라고 불리운다고 한다. 다른 한가지는 세시봉 프로그램을 공감하고 즐긴 세대도 노인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라 노인인구가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것이다.

시각을 돌려 어느 일간지에서 이시종 지사를 인터뷰한 기사를 보자. 올해 65세이지만 40~50대 못지 않은 건강한 체력으로 워크홀릭(workaholic)에 빠진 도지사에게 65세는 어떤 의미일까? 본인은 "과거에는 우리 나이 65세이면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았으나, 이제는 노인이 아니고 新장년층"이라고 명명하였다. 이런 도지사를 누가 노인이라고 하겠는가?

사례에서 보듯이 이제는 노인이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노인들은 힘없고 경제력도 없는 무기력한 존재로 취급되어 왔다.

지팡이를 짚고 허리가 구부정한 모습, 거동이 불편한 모습, 쓸쓸하고 고독한 이미지들은 자식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옛 노인 세대의 모습이다.

그러나 현대의 노인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 외형적인 모습은 물론이고 삶의 패턴 자체가 변화되고 있다. 상당수가 70년대 산업화 고도성장 시대 주역으로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고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영위해 오고 있다.

또 꾸준히 건강관리를 하여 신체적으로도 건강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 마라톤 완주, 산악자전거 타기 등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을 보유하고 있는 노인들도 많다. 젊은 시절부터 평생학습이나 취미생활을 통하여 꾸준히 자기계발을 해 오고 있다. 능력에 따라 사회적으로 활동함으로써 당당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노인들이 많다. 이제 더 이상 노인을 늙은이로만 단정 지어서는 안된다. 그러면 이러한 새로운 노인 즉 新장년층을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노인의 정의와 기준에 대한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다. 또한 노후대비가 없는 일부 노인세대에 대한 대책과 국민연금 정비 등 국가와 국민이 이를 수용할 준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앞날을 생각할 때 반드시 짚어 보아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노인인구는 계속 늘고 특히 장래의 노인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는데 이들을 위한 재정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무엇보다 함께 일하며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안정된 경제력과 체력을 가진 新장년층이 취미를 살리고 젊은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며 향수를 되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과 공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는 이들을 복지수혜대상자가 아닌 경제적·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예우하는 것이다. 새로운 신장년층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청소나 경비 등 단순노무직이나 허드렛일이 아니다.

해외자원봉사, 외국 관광객 안내, 전문분야 컨설팅, 명예교사, 명예경찰, 문화해설사 등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급여가 많지 않더라도 본인들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보람과 긍지를 가질 것이며, 이들의 노후는 멋진 삶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노후를 책임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밝은 모습으로 잘 늙기 위해 고민하고, 체력과 경제력 그리고 일자리도 준비를 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사회복지급여를 받아서 의존적으로 생활하는 것보다 스스로 자신의 노력으로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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