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신용한 지엘인베스트먼트 대표원

연일 주식시장이 신고가 경신 소식으로 들끓고 있다. 코스피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기존에 시장을 주도했던 기관과 외국인이 주춤한 사이 개인투자자들이 뒤늦게 증시에 너도나도 참여하여 신고가 경신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오래전부터 주식시장에는 유명한 격언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객장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면 주식을 팔아라'로부터 시작하여 '촛불은 꺼지기 전에 가장 밝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등 수없이 많은 훌륭한 격언들이 존재해 왔다.

이 모든 격언들은 주식시장이라는 공인된 경제적, 심리적 게임을 통해 웃고 울어온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최고의 투자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즘 주식투자 사이트들에는 '이미는 아직이고 아직은 이미이다'라든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식의 투자를 독려하는 격언과 분석 글들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고 이런 시류를 반영하듯이 증권시장에는 개인의 유동성 자금이 엄청나게 유입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물론 경제를 둘러싼 제반 환경들이 개인들의 주식투자 욕구를 자제할 수 없게 만드는 측면도 큰 것은 사실이다.

즉,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엄청난 양의 통화를 시장에 퍼부었고 여러 국가들도 양적 팽창정책을 통한 경기회복에 주력하면서 시중에 엄청난 유동성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 여파로 빈익빈부익부 등의 파생적인 문제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 가계부문에도 많은 현금이 유입된 것은 분명하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3·22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주택거래 활성화'라는 정부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거래가 끊어지고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즉, 분양가 상한제 폐지안의 처리가 불발되는 등 정부 대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며 관망세로 돌아서는 등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상황에서 풍부해진 시장의 유동성 자금이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뻘겋게 달아오르는 주식시장은 개인들에게 치명적 유혹이 되는 것이다.

이런 틈을 타 증시 전문가들도 연일 낙관론을 쏟아내고 있고 과열을 경고하는 비관론은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증시에는 원래 낙관론자와 비관론자가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며 경쟁을 하는데 최근에는 '닥터둠' 같은 비관론자를 찾아보기는 지극히 어려운 현실이다.

즉, 개인들이 '불나방' 의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를 밟아줄 비관론은 자취를 감춘 것이다. 거기에 금융위기 이후에도 건재한 중국경제가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에 긍정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고 있고, 최근의 일본 지진사태조차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제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모든 것은 장미빛 일색으로 비추어진다.

물론,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이 좋아져서 자연스럽게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걱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개인들의 경우 합리적이고 꼼꼼한 분석을 통한 투자가 아니라 지나친 똑똑함에 의해 무리한 투자를 해 놓고도 결과가 잘못되면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기에 앞서 남을 원망하거나 사회문제화 하는 경우가 왕왕 있고 이는 결국 고스란히 국가사회가 떠안아야할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이다.

남이 얼마 벌었다고 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크겠지만, 달리 생각하면 주가가 그만큼 올랐다는 것이고 그야말로 산이 깊으면 골도 깊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범위내의 합리적인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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