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정문섭 〈논설위원〉

축구스타 박지성은 10여년이 넘도록 끊임없이 온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박지성 선수는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1위에 오른 최고 신랑감이기도 하다.

박 선수가 이토록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는 한 방송사와의 대담에서 자신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엉덩이"라고 엉뚱하게 대답한 적이 있다.

운동으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아무도 볼 수 없다는 점이 이유라고 했지만 사실은 정신적으로 포기하지 않는 것과 성실한 자세가 자신의 매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성공한 케이스다.

성공학 강사인 필자는 칭찬의 힘을 설명할 때 박지성의 사례를 곧잘 든다.

수원공고를 졸업한 그는 원래 집안 형편이 넉넉하질 못했다.

그래서 프로에 입단하려 했지만 대기업 프로축구단 테스트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키도 작은 데다 체격 조건도 왜소하고, 주특기도 별로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기술'보다 '힘'의 축구를 하던 시절 그는 빛을 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명지대에 입학한 그는 남이 보든 안보든 열심히 축구를 했고, 덕분에 올림픽 대표 팀에 합류한다.

이때 그를 주목한 사람은 히딩크 감독이었다.

처음엔 10분, 다음에 20분, 그 다음엔 전반전을 뛰게 하면서 그를 유심히 지켜보던 히딩크는 미국 골드컵 대회 때 왼쪽 다리의 부상으로 텅 빈 탈의실에 홀로 앉아있던 그에게 다가와 천금과 같은 격려의 말을 던진다.

"박지성씨는 정신력이 훌륭해요. 그런 정신력이면 반드시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어요."

훗날 그는 히딩크의 말에 "머리가 쭈뼛 설 정도로 황홀하고 감전된 기분이 들었다."고 술회했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그는 월드컵 내내 그라운드를 종일 누볐고, 덕분에 한국은 월드컵 4강신화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이후 그는 "2002년 교토 퍼플상가 시절 소속팀을 일본 천황배 우승으로 이끌고,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의 2003~2004시즌, 2004~2005시즌 리그 우승을 견인했으며, 2005년 영국 맨유로 이적한 후로는 2007~2008 프리미어리그 및 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맹활약을 거듭하고 있다.

박지성은 평발이다. 의학계에서는 평발로 세계적인 축구스타가 됐다는 것은 인간승리나 다름없다고 놀라워한다.

박지성은 '연습벌레'다. 지금도 동료선수인 게리 네빌은 "그가 연습 때 멈추는 일이 없다"고 말한다.

리버풀의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 중의 전설' 그래엄 수네스 해설위원은 박 선수를 "경기 막바지 10분에도 초반 10분만큼 열심히 뛰는 선수"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동료들의 찬사도 끊이지 않는다.

마이클 캐릭(29)은 그를 '소리 없는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한 술 더 떠 "경기장 전체를 누비며 성실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박지성은 더 이상 소리 없는 영웅이 아니라 진짜 영웅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지성 선수는 매번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이 운동장에서는 내가 최고"라는 자기최면을 건다고 한다.

박지성의 성공신화가 이땅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오랫동안 꿈과 희망과 용기를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