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신용한 지엘인베스트먼트 대표

최근 모 방송사가 뉴스를 통해 청원 오송 생명과학단지가 반쪽짜리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한바 있다.

2010년말 식약청 등 6개 국책기관, 약 2천400여명의 공무원들이 행정타운에 근무하게 되면서 세종시와 오창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중심축으로서 큰 발전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막상 교육과 쇼핑 등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 공무원의 약 3분의 1이상이 수도권에 그대로 거주하면서 장거리 출·퇴근을 지속하는 기현상이 발생하였다.

이에따라 새로 지은 공무원 아파트는 670여세대 가운데 아직도 210세대만 분양되는데 그쳤고, 정주인구의 부족으로 주변 상권은 아예 형성조차 되지 못한 실정이다.

확고한 정주 환경이 마련되지 않아 발생하는 이러한 기형적 현실에 대해, 투자유치를 통해 입주를 했거나 입주를 앞둔 민간 기업부문 현실을 들여다보면 더욱 심각한 악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충청권에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많은 학생과 젊은이들이 있어 우수 인력의 수급상황이 여타 지방보다 나은 편이긴 하지만, 아직도 최고의 우수인력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방근무를 기피하는 경향도 여전한 현실에서 정주여건이 완성되지 않은 단지에 우수한 인력을 유치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더욱이 대기업의 지사가 아닌 지방소재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최고의 인재를 유치한다는 것은 더욱더 어려울 것이다.

생활편의시설 같은 기반 시설 미비와 열악한 정주환경 및 자녀교육의 문제와 민생치안 등의 문제는, 민간 기업체의 임직원들도 기러기 생활을 감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회적 비효율을 야기하고 있다.

더욱 아이러니컬한 현상은 주거단지나 편의시설 등 외적 인프라는 시간이 흐를수록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지만, KTX 오송역 개통과 고속국도 등의 발달로 수도권에서 통근하는 임직원들은 더욱 많아져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주변 상권은 살아나지 못하는 등, 오히려 실질적인 정주환경은 개선되지 않는 기현상이 발생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우수한 인력의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주환경까지 불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우수한 기업체의 재투자를 유도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동안 충북도는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계한 바이오산업 육성과 바이오 메디컬 허브 구현전략을 추진하고 광역의료산업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해 KTX 오송역을 중심으로 오송역세권을 특성화 개발하고 더 많은 국책기관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또 투자유치 활동영역의 확대, 수도권 이전기업 입지보조금 확대, 법인세, 소득세 감면기간 확대 등 공격적 투자유치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기존 투자 결정업체들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업체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려는 노력을 경주하여 많은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온 지금, 현장의 어려움을 밀착행정을 통해 확인하고 우수인력 확보를 위한 최고의 정주요건 조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즉 송도국제학교에 대한 입학 권한을 부여하는 인센티브를 통해 투자유치 및 정주여건을 조성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사례 등을 참고해, 오송만이 가지는 지역적 이점과 외부환경적 요인을 적절히 활용하여 중장기적으로는 최고의 교육환경 조성과 문화, 관광, 체육 시설의 확충 등 제반 생활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우수한 인력이 스스로 정주를 희망하는 명품 자족도시가 되도록 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오송 생명과학 단지의 사례는 내년부터 이전이 시작될 세종시에도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더더욱 해결책이 절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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