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대 - 철도대 통합, 과연 이대로 옳은가

충주대-철도대 통합, 과연 이대로 옳은가

<글싣는 순서>

1. 통합 절차와 과정상의 문제점
2. 지역을 도외시한 통합 추진
3. 충주대와 철도대, 통합조건의 불균형
4. 두 대학의 바람직한 통합 방향


충주대학교는 전문대학인 한국철도대학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충주대학교 교명을 포기하고 통합대학교의 명칭을 '한국교통대학교'로 변경하기로 했다.

충주대의 교명 포기 결정은 통합을 놓고 함께 경쟁을 벌였던 타 대학들을 뒤로 제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대 측은 교명을 '한국교통대학교'로 변경할 경우, 국내 유일의 교통철도분야 특성화 실현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충주에 전국 및 글로벌 대학 구축으로 지역 명성을 제고하게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학내 구성원은 물론 지역민들 사이에서 충주대가 지역명칭을 포기한데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

최근 건국대가 '충주캠퍼스'를 '글로컬캠퍼스'로 명칭을 변경한데 이어 충주를 대표했던 '충주대학교'의 명칭마저 사라질 경우, 충주시민들의 자존심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A교수는 "충주대학교는 충주라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오랜 세월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고 자란 지역대학교"라며 "충주라는 지명이 사라질 경우, 우리 대학을 지지하고 사랑해 준 영원한 지원군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명에 지역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국적인 대학이 될 수 없다는 발상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라며 "서울대학교를 비롯해 북경대학교, 동경대학교 등은 많은 대학교들이 지역명칭을 고수하면서도 글로벌 명문대학교로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주민 박모(56·충주시 안림동)씨는 "충주대학교가 지금처럼 성장한 것은 대학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사랑과 적극적인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명칭을 변경할 경우, 최소한 충주시민들에게 의견이라도 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충주대는 충주산업대 전환 시 시민들이 추진위원회까지 구성, 중앙에 탄원서를 내고 노력을 기울였던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며 "대학 측의 일방적인 교명 변경에 대해 충주시민들은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지역민들은 충주대가 철도대와 통합될 경우, 정원 감축으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충주대 인근지역은 극동정보대 충주캠퍼스가 폐쇄되면서 심각한 공동화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충주대 정원이 줄어들 경우,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충주시는 이같은 우려를 감안해 지난달 충주대에 보낸 통합 의견서에서 "통합에 따른 충주캠퍼스의 입학정원 감축은 충주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악영향이 크므로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통합을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충주대는 지역민들은 물론 학내 구성원들에게조차 정원 감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이시종 도지사 역시 지난 7일 이같은 문제점을 들어 "통합에 따른 장단점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없는 상태에서 통합 찬반을 결정할 수 없다"며 통합효과에 관한 사항을 면밀히 분석할 것을 지시했다.

충주대가 통합을 위해서는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위한 충북도의 의견서를 받아야 돼 앞으로 있을 도의 결정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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