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성명중 전 제천시의원

여론에 의하면 요즘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국회의원에 대한 여론이 예사롭지가 않다고 한다.

한마디로 국회의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싸늘하다는 것이다.

아예 대놓고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으니까 나라가 시끄럽지 않으냐고 말하는 분들도 많다.

지역 주민들이 바라보는 정치권의 불신이 이전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얘기다. 물론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도 그렇겠지만 아예 지역구에 내려와서 지역 주민과 스킨십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의원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의 현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신은 최근 모 신문사와 한국지방신문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잘 드러났다.

내년 총선 때 현 국회의원을 지지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률이 지지할 것이라는 것보다 조금 높았다.

사실상 무관심이든 부정이든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경우도 4분의 1이 조금 넘었다.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답한 비율을 지역별로 보면 부산이 40.3%, 울산, 63.6%, 경남 40.9%로 각각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

이것은 이전처럼 현역이나 텃밭 프리미엄이 당선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결과는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이 자초한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일단 당선만 되면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을 우선시하는 그들에게 지역 주민들은 이미 너무 많이 상처를 입은 것이다.

한마디로 국회의 존재 이유를 알 수도, 느낄 수도 없게 스스로 만든 것이다.

연평도에 북한의 포탄이 쏟아져 군인과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고 영토가 유린당한 상황에서도 그들은 국가의 중심을 바로 잡기보다는 국회에서 육탄전을 벌였다.

제대로 된 국회의원들이라면 적어도 국가의 중대 위기상황에서는 정쟁을 멈추어야 하지 않는가. 국가의 난관 극복에 앞장서야 하는 게 국회의 의무이자 역할인데도 말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 정도로 극한 대립을 하다가도 의원 세비를 올리는 데는 두말없이 하나가 됐다는 사실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하는지는 다음 선거에서 각자의 판단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

대의 민주주의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다수의 힘과 권위, 소수의 억지 주장이 팽배한 게 현재 우리 국회의 현주소다. 국회에서의 폭력은 이제 그 도를 넘어 전기톱에다 해머까지 등장하면서 세계의 뉴스거리가 된 것이 이미 오래됐다.

어디 이뿐인가. 여당의 대표는 쑥대밭이 된 연평도 포격 현장에서 보온병을 들고 북한의 포탄이라고 말해 국내는 물론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았는가. 그는 또 여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요즘 룸살롱에 가면 자연산을 찾는다고 해서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는 네티즌 사이에서 올해의 연예 대상감이 됐다. 당 대표가 왜 자꾸 개그에 욕심을 내느냐는 비아냥까지 들어야만 하는가. 익명의 한 시민단체는 그를 올해의 다물어야 할 입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또한 의원들의 막말은 국회의 권위를 더욱 떨어뜨렸다.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은 여당의 예산안 강행처리를 돕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야당으로부터 막말을 들어야 했다.

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앞으로 막말로 짖어댈 것을 공언까지 했다고 한다. 막말 사용을 아예 정치 활동의 도구로 삼겠다는 말인가.

국회의원은 장관급 예우를 받는다. 1년에 5억 원이 넘는 돈을 각종 명목으로 사용한다.

현역일 때는 각종 특권을 누리고, 퇴임 후 65세만 넘으면 매달 120만 원의 연금을 받는다. 이 모든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나온다.

유권자인 국민을 위하는 게 국회의원의 존재의 이유가 아닌가.

이제 총선을 10여 개월 앞두고 있다. 이제 국민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다만 침묵하고 참아줄 뿐이다. 그래서 내년 4월 총선이 더욱 기다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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