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 총장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홍익정신에 있다.

세계 행복지수 102위, 남성·청소년 흡연율 1위, 자살사망률 1위, 교통사고 사망률 1위, 이혼증가율 1위는 우리 사회가 근본인 인간성을 상실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스스로 인간성을 회복하고, 타인과 세상에 기여하는 삶을 살아가는 홍익정신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처방전인 셈이다.

어떻게 해야 홍익정신이 지식에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 스며드는 삶의 철학이 되게 할 수 있을까.

홍익의 철학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홍익의 철학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이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러한 고민 속에서 필자는 홍익가정운동을 생각했다.

우리는 인생의 많은 시간을 가정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다. 밝고 행복한 가정은 개인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삶의 보금자리이며, 건강한 사회와 국가, 평화로운 지구촌을 위한 디딤돌이다.

이제 국가와 거대한 사회구조와 제도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자신이 속한 가정, 직장, 학교, 지역사회 등의 공동체에서부터 밝고 건강한 홍익의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홍익가정운동은 홍익철학을 사회의 가장 기본단위이며 뿌리인 가정에 적용하여 우리의 생활문화를 바꾸어 보자는 운동이다.

가정 붕괴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내 아이만 생각하는 배타적인 가족 이기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이혼율은 급증하고 세대 간의 단절로 부모와 자녀 사이는 점점 멀어져 간다.

전통적인 가족문화는 사라진 지 오래고, 그 단절의 틈새를 막아줄 새로운 가족문화는 아직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정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해왔다. 하나는 자녀를 낳아 세대를 이어가는 생물학적 기능이다.

다른 하나는 공동체의 가치기준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일차적인 교육을 담당하며 자신이 태어난 사회에 정신적, 정서적으로 소속되도록 하는 사회적 기능이다. 그런데 한국 가정은 이 사회적 기능이 완전히 고장 나 버렸다.

요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마도 '공부 열심히 해라', '이겨야 한다' 일 것이다.

가정교육의 주 내용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기보다는 경쟁과 이기심을 부추기는 것이다.

가족 간의 정신적인 결속력도 약해져서, 요즘의 가족을 묶는 구심력은 경제적인 이해관계뿐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 부모들은 자녀의 현금인출기 같다며 신세한탄을 한다. 하지만 그런 관계를 만든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

가정문화가 달라지려면 결혼과 가정의 의미가 제대로 정립되어야 한다.

결혼은 부부가 서로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 함께 살아가기로 한 약속이며, 가정은 구성원의 자아실현과 성장을 지원하는 삶의 터전이 되어야 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룬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통과의례가 있어서 부부가 될 준비, 부모가 될 준비를 했지만 요즘은 그런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삶의 철학도 없고, 결혼과 가정의 의미도 생각해 보지 않은 채 아이를 낳기 때문에 무책임한 부모, 우리 아이만 최고라는 비뚤어진 욕심을 가진 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홍익가정운동은 가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운동이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가정문화를 개선하자는 운동은 아니다. 필자는 이것을 일종의 교육의병운동이라고 본다. 국가나 학교에만 수동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부모가 나서서 우리 아이를 홍익인간으로 만들자는 운동이다.

홍익정신을 가진 부모가 자기 가정의 문화부터 바꾸고, 그러한 가정의 주체가 되어 인간사랑을 실천할 때 그 힘은 점차 확산되어 지역사회를 바꾸고, 한 나라를 바꾸고, 지구를 바꾸는 더 큰 힘으로 전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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