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신용한 GL인베스트먼트 대표

최근의 반값 등록금 논의와 지방 사립대학들의 전횡 뉴스와 맞물려, 몇 번에 걸쳐 초빙 강사로서 서원대학교 강단에 섰던 필자로서 청주 서원대학교의 인수 논의가 표류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서원학원 인수 포기 재고 요청을 위해 구성됐던 '현대백화점그룹 영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 6일만에 해산하였고, 차순위 인수 대상자인 에프엑시스에 대해 미안함을 전달했다고도 한다.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 포기 재고를 요청하기 위해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나 의사가 전달되기도 전에, 현대백화점그룹측이 보유하고 있던 서원학원 채권을 에프엑시스 측에 양도하고 서원학원과의 관계를 청산했음을 재확인하는 바람에 공동대책위원회를 해산할 수밖에 없었다.

차순위 영입대상자인 에프엑시스에 대해 사과했다고는 하지만, 그 과정들이 경쟁논리에 익숙한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해프닝인 것이다.

부실 대학들에 대한 통폐합 및 재정비 논의가 정부차원에서도 한참 진행중이고, 충북에서도 충주대와 의왕 철도대학의 통합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물론, 서원대학교의 인수건은 대학 통폐합 논의와는 다른 차원이지만 여기서 한번쯤은 대학 인수와 기업 논리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과 장단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몇몇 전통의 강호들을 제외하면, 아직도 상당수의 사학들은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여 겨우겨우 경영을 하고 있는 상황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부실 사학재단들이 대학을 매물로 내놓고 있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없어 표류하고 있는 대학이 상당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중소 지방도시 사학의 경영자들이 취업이 잘되는 실용적인 학과를 유치하기위해 동분서주한 것은 하루이틀 사이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유명 대기업이나 중견 그룹들은 무엇 때문에 대학을 경영하고 있거나 인수하려 하는가?

기업의 대학 경영이나 인수 목적은 다양할 것이다.

종합대학교나 전문대학이나 할 것 없이 직업학교화 되어 가고 있는 대학교육의 현실에서 당해 기업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거나 자체 그룹에 맞는 특성화 교육을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한 요즘처럼 '사회공헌'이 강조되고 '지속 가능 경영'이 강조되는 시대에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이나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대학을 경영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유명 대기업이나 중견 그룹들이 대학을 경영하거나 인수하는 것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경제논리를 중요시하고 있고, 그 결과는 일반 사학보다는 좀 더 나은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즉, 지성의 산실인 상아탑으로서의 명분을 지켜가는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강화하여 자체 경쟁력을 갖추고 꼭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실리적인 노력을 더욱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에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한 후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적으로 개혁과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소위 '랭킹'도 상승한 것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미국 유명 사립대학들은 학교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졸업동문 사회에도 비즈니스 마인드를 강조한지 오래 되었고, 국내 유명 사립대학들도 비즈니스 마인드를 강화한 대학들이 더욱 성장한 것 또한 사실이다.

많은 아쉬움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각종 형식과 현실 논리에 얽매여 실타래를 더욱 꼬이게 만드는 일이 없이 조기에 정상화되어 지역사회의 인재요람으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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