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청개구리']

'디스키디아'라는 식물을 아시나요?

난(蘭) 경매장을 통해 유통되다 보니 난과 식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놈, 알고 보니 박주가리과 랍니다.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고온다습한 열대우림지역이 원산지입니다. 또 나무줄기 등에 이끼와 함께 붙어 자라는 착생식물입니다.

영명으로는 앤트프랜트(Ant Plant), 개미풀이라네요. 그런데 이게 참 희안한 것이 꽃봉오리는 빨갛게 생기는데 꽃잎이 벌어지지 않고 씨앗이 생깁니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우리 몰래 씨를 만든 것일까요? 두껍고 단단한 잎이 마주보고 나는데 잎만 보면 다육식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주머니가 작게 달리다가 점점 커지는데요, 이게 무얼까하고 예전에 갈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거든요. 그런데 마치 공갈빵 같았어요. 아무것도 없었지요. 줄기와 붙어 있는 부분에 아주 작은 완두콩처럼 생긴 열매가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씨앗주머니가 물러서 썩으면 그 씨앗이 자라 또 한 개체가 되더라구요.

이 주머니가 원래 원산지에서는 개미집이라네요. 개미와 디스키디아가 서로 공생한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어떤 원리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게 다가 아닙니다. 길쭉한 바늘 모양의 씨앗주머니도 따로 있어요. 씨앗이 마른 꼬투리를 열고 나와 민들레 씨앗처럼 날아가지요.

그러니 이 식물은 종족보존을 위해 두 가지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겁니다. 건기에는 정상적으로 씨앗이 말라 멀리까지 낙하산을 타고 날아가도록 하고, 우기에는 제 자리에 앉은 채로 개미집이 썩어서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거지요. 그러고보니 이 주머니 안에 개미들이 쌓아 놓은 곤충의 사체나 죽은 개미들이 그 어린 디스키디아의 먹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자연의 비밀은 알면 알수록 참 신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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