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정문섭 논설위원

'땅굴의 출구는 수백 개가 될 것이다. 1개 출구에서 시간당 1천 명이 나온다면 1시간에 20여만 명의 북한군이 나올 수 있다. 그러므로 하룻밤 사이에 60만 국군은 무장해제와 동시에 포로가 되거나 사살될 수 있다.

'남침땅굴을 찾는 사람들' (www.ddanggul.com)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대한민국 국방백서에도 남침땅굴은 약 20개가 있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발견된 남침땅굴은 4개가 전부다.

1974년11월 임진강 고량포 지역(DMZ) 안에서 발견된 제 1땅굴과 이듬해인 1975년3월 강원도 철원에서 발견된 제2땅굴, 1978년10월에 발견된 제3땅굴, 1990년3월 강원도 양구에서 발견된 제4남침땅굴 등이다.

대부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발견됐다.

탈북자들은 남침땅굴 정보를 계속 쏟아내고 있지만 관계기관들은 북한의 남침땅굴은 임진강을 넘어올 수 없고, 휴전선 근방 DMZ 4Km이상 땅굴굴착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2009년 이후 탈북자들은 북한이 그동안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땅굴 파기를 집중적으로 해왔고, 일부는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술했다.

군 당국도 탈북자 첩보와 관련해서 지난 2년간 6회 이상의 시추 작업을 진행했지만 아직도 땅굴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몇 민간단체는 북한이 서울 인근이나 남양주, 인천 등 수도권 지역까지 장거리 땅굴을 굴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북한은 최근 전방군단에 경보병 사단을, 전방사단에 경보병 연대를 추가로 편성하는 등 지상 전력의 기동성을 크게 강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미얀마의 새 수도에 지하시설 구축 등 동남아 외에 중동 지역에까지 땅굴을 파주고 있다.

휴전선 일대에서 축적해온 땅굴 기술 노하우를 외화벌이로까지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레바논 남부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도주하면서 버리고 간 지하시설의 실체를 이스라엘 정부와 유엔이 공개했을 때에도 휴전선에서 발견된 북한 땅굴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함이 확인됐다.

"서울역과 서울역후문 인근 공원, 서울역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 등에 땅굴 출구가 있다."

북한남침 땅굴 전문가인 이종창 신부는 최근 서울역까지 침투해 온 북한의 남침땅굴 노선이 개략적으로 그려진 지도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신부는 GPS 좌표가 상세히 적혀 있는 이 지도에서 "서울역 3,4번 플랫폼 끝 사무실이 있는 위치 근처 풀밭 지하에 땅굴반응이 있고, 지난 주 탐사할 때 사람이 활동하는 반응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땅굴노선은 매우 구체적이고 전 체코주재 김태산 대사관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한 현역장성도 "전방지역에서 같은 지역을 측정할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이 신부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줬다.

이들이 한국군 군복을 착용하면 피아식별이 불가능해지는데 북한은 30만 벌의 한국 군복을 확보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귀순자 이철수 대위가 폭로했다는 "서울을 한밤중에 기습, 새벽에 점령 사실을 인민들에게 알리도록 하라."는 김정일의 특명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북한 귀순자와 탈북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주장한 것이 남침땅굴의 존재였다. 외국으로 수출까지 하는 북한의 땅굴능력을 우습게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점검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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