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정문섭 〈논설위원〉

"그분의 포부와 의지를 들었다, 사회에 헌신하면서 시민사회운동의 새로운 꽃을 피운 분으로 누구보다도 서울시장직을 잘 수행할 아름다운 분이라고 본다."- 안철수 교수 -

"정치권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합의를 선언했다, 두 사람 모두 좋은,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어서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을 냈다."- 박원순 변호사 -

40% 지지율을 갖고 있는 안철수 교수가 3% 지지를 받고 있는 박원순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했다. 한국정치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안철수 교수와 박원순 변호사간의 단일화 과정을 지켜본 한 트위터 이용자는 "박원순처럼 살아야 안철수 같은 지지자를 얻고, 안철수처럼 살아야 박원순 같은 분을 모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오후" 라는 멋진 글을 남겼다.

안철수 교수는 서울시장 후보에서 철수했지만 안철수 신드롬은 철수되지 않고 있다. 정치평론가들은 그가 이번 일로 단숨에 대선 후보군에 올라섰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안철수 교수는 차기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지금까지 요지부동의 1위였던 박 전 대표를 앞설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안철수의 인기가 이처럼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이유는 뭘까.

성공학을 강의하는 강사입장에서 본 안철수 교수는 9가지 성공 DNA를 골고루 갖춘 특이한 케이스다.

필자는 성공한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이들의 성공스토리를 1인칭 화법으로 풀어내는 저술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9가지 성공DNA라는 공통분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안 교수는 솜씨와 관련된 열정, 학습, 도전, 마음씨의 3요소인 미소, 배려, 긍정, 그리고 말씨를 구성하는 겸손, 칭찬, 경청이라는 9가지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었다.

첫째, 열정이다. 안 교수는 의대생 시절 모두가 잠든 새벽 3~6시 어깨에 모포를 두르고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7년의 시간에 열정적인 삶을 터득했다고 말한다.

둘째, 학습이다. 안 교수의 학습마인드는 어릴 때 길러졌다. 부끄럼을 많이 탔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 가장 행복했다는 말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셋째, 도전이다. 의사, 프로그래머, 벤처 기업 경영자, 교수 등 소위 잘 나간다는 직업을 접고 항상 새로운 꿈을 향해 재도전하는 그의 도전정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넷째, 미소다. 안 교수가 수줍게 웃을 때 입 꼬리가 올라간 환한 미소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한다.

다섯째, 배려다.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자리에서 그는 배려에 여러 가지 형태가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인사 잘하기와 시간 지키기라고 말했다.

여섯째, 긍정이다. 그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 자세를 늘 강조한다. "잘못된 일의 절반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실수라는 감정 소비보다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고 강조한다.

일곱째, 겸손이다. 안철수는 자신이 겸손해지는 이유에 대해 책을 보고 공부를 하면 내가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덟째, 칭찬이다. 청춘콘서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그는 남을 칭찬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아홉째, 경청이다. 그는 소통을 중요시 여긴다.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증거다.

어찌됐든 박원순 변호사는 야권의 단일화 통합후보가 될 공산이 더욱 커졌다. 두 사람의 단일화가 결국 야당의 후보단일화 밑그림을 이미 다 그려놓았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양보가 '아름다운 선택'이 될지, '뻘짓'이 될지는 이제 박 변호사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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