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들 봄빛을 꺼리랴/(중략)…/ 폐허의 숲 한복판을/ 포복하고서야/ 비로소 밝아올 봄빛」. 시 첫장을 여는 5행 속에 시원(時源)에 대한 암시를 내비춘다. 오랜 검사생활을 거쳐 현재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있는 송인준의 「겨울숲 봄빛통로」(도서출판 이화)는 「바람 그리고 나무」에 이은 두번째 시집으로 삶의 근원에 무한히 접근, 인간의 존재 및 삶의 비극성에 초점을 맞춘다.

 불행, 고독, 위선과 불안, 불확실성, 범죄 그리고 질병, 죽음 등 비극적인 한계상황을 겨울숲을 통해 노정한다. 인간의 삶은 겨울 숲 깊은 어둠 구석에 잠복하여 기침과 탄식으로 숨죽이며 태동하는 르네상스를 그린다. 따뜻한 햇살이 언 땅을 녹여 새싹이 나듯 그는 시를 통해 희망을 갈구한다. 역경 뒤에 찾아오는 인생의 환희를 기다리는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1백65쪽.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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