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신용한 LG인베스트먼트 대표

소위 58년 개띠로 통칭되는 1차 베이비붐 세대의 대량퇴직 원년이고 청년 실업자 100만 시대가 되었다.

숫자상의 실업률보다 더 큰 문제는 이 기나긴 고용대란의 터널이 언제 끝날지조차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젊은이들만의 문제로 치부했던 실업과 고용문제가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면서 중년층까지 아우르는 가장 큰 사회문제가 되었다.

모든 세대에 걸쳐있는 이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생산적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창업을 통한 자기 고용'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내 일자리는 내가 만든다!"라는 개인의 자기주도적 문제 해결책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새롭게 일으켜 세워지는 업(業)이 그만큼 풍부하고 다양해진다는 점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키워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디 창업을 통한 성공이라는 게 그리 쉽게 되겠는가.

비즈니스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 및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중년 퇴직자에게 있어서도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은 실패의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오는 어려운 작업이며, 이와 반대로 청년창업자들은 도전정신 하나는 충만하지만 성공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력 등 제반 요소들이 결여되어 있어 역시나 성공을 거두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부연하면 청년 창업에 있어서 중요한 걸림돌은 기본적으로 안철수 원장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구조' 외에도 창업 및 성공에 필요한 경험과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사업에 유용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맥도 아직은 협소하고, 비즈니스 노하우도 충분히 숙성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리적 두려움과 현실적 부족함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바로 '동업'이다. 점점 전문화, 세분화되는 비즈니스 현실에 있어 본인의 의지, 능력과 노하우만으로 부족하다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한계를 보완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개방성과 합리성으로 무장한 젊은 세대들이 동업에서 새로운 미래를 찾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 대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인 창업이 57%, 2인 및 3인 이상 창업이 각각 37%와 6%로 나타나 쇼핑몰 2곳 중 1곳은 동업 형태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메이크샵, 9월, 94명 대상).

공동창업의 주된 이유는 동업이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동업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다. "형제끼리도 동업은 하지 마라", "친구도 잃고 돈도 잃고 싶으면 동업을 하라"는 말들이 마치 금과옥조처럼 내려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동업이 실패로 귀결되었던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업 그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안전장치 없는 동업, 시스템 없는 동업이 주를 이루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이나 의리에 바탕을 둔 동업이 아니라 철저한 역할 분담에 기초하여 동업자를 선택하고, 각자의 책임과 권한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이익 배분이나 지분관계 등 동업의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해결책을 명확히 규정한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모든 면에서 동업 성공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만 한다.

이렇게 사전에 튼튼한 시스템을 갖추고 시작하기만 한다면 공동창업이나 동업은 창업자들에게 새로운 성공의 기회를 제공하는 가장 유용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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