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충북고등학교 2학년 김현우 학생은 요즘 교만과 게으름이라는 치명적인 덫에 걸려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매일 매일이 허무하게 지나갔고, 하루하루의 삶이 열심히 살아가면서 찾아오는 보람과는 한참 멀어져 있었다. 그렇게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던 중, 학교의 대선배님께서 자신이 쓴 책을 후배들에게 성취동기를 심어주기 위해 모교에 기부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문학 시간에 선생님은 반마다 그 책을 나눠주셨고, 그로 인해 '성공한 내 모습을 상상하라'라는 책과 첫 대면을 하게 되었다. 책 표지 쓰여 있는 "새로운 희망과 자극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라는 말이 첫눈에 들어왔다.

'왠지 신께서 적절한 시기에 다시 나에 채찍질을 하시려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 시간이 끝나고 쉬는 시간부터 시작해 틈나는 대로 읽어 내려갔다. 조금 후 "바로 정말, 적절한 시기에 나를 위한 책과 만나게 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3일 동안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느꼈던 소감을 독후감으로 정리해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런데 이후 멋진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독후감을 본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가 출판기념회에 학생이 참석하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한 것이었다.

이 뜻은 저자를 통해 학교에 전달됐고, 충북고등학교 손영철 교장선생님도 김 군의 이날 일정을 체험학습으로 처리해 행사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 군은 "좋은 책을 만난 것도 행운인데 훌륭한 분들 앞에서 독후감을 발표하게 되어 영광"이라면서 차분하게 느낀 소감을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 이날 그에게 가장 큰 선물은 모교 선배가 만들어준 멘토와의 만남이었다.

김기문 국어교사로부터 자신의 꿈이 경찰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저자가 모교 선배 출신으로 경찰대학을 2기로 졸업한 임호선 동대문경찰서장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었다.

'이벤트의 이벤트' 순서로 진행된 이날 하이라이트 자리에 참석한 김 군의 30년 선배인 임호선 서장은 "정말 뜻 깊은 자리에 함께 해서 영광이며, 책에 소개된 여섯 분 주인공들의 말씀을 듣는 동안 문득 시 한편이 떠올랐다"면서 안도현 시인의 '길' 이라는 시를 읊조렸다. 그리고는 "여기서 말하는 길을 성공의 길로 해석한다면 길 따라 나섰다가 이제 길이 되어 많은 분들에게 정말 가능성과 도전의지와 희망을 주는 여섯 분들의 마음이 김현우 학생의 앞날에 밝은 등불이 되길 바란다"는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날 김현우군은 멋진 족자까지 선물을 받았다. '김현우군 독후감은 성인들도 감동이라, 현명하고 지혜로워 경찰의 꿈 이루기를, 우리 모두 축원하고 기도하고 있으리라'

대한민국 서예 대상을 받았던 예광 장성연 선생이 '경찰대학에 반드시 진학하라'며 참석자들의 희망을 담은 글을 족자에 글로 써서 선물한 것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고교시절인 1962년 여름방학 때에 비스타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미국에 갔다가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고 외교관의 꿈을 키워 정말로 외교관이 되었고, 마침내 한국인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까지 되었다. 김현우 군이 경찰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고 미래의 경찰청장이 되어 이 책의 주인공으로 다뤄달라고 찾아올 날을 상상해 본다.

'성공한 내 모습을 상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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