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도시미관 저해" 철거요청 … 가로수 길로 이동

지난 1일 청주시 상당공원에서 제막식을 가졌던 '사랑의 온도탑'이 올해는 도시 미관 저해 등의 이유로 가경동 가로수길로 옮겨지는 등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청주시는 지난 6월 '옥외광고물 등의 특정구역지정 및 표시제한·완화' 변경 고시안을 발표 지난 7월 부터 적용했다.

이 변경 고시안에는 도시 미관과 보행자의 통행권 확보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람들이 잘 모이거나 통행하는 4개 지역을 미관지구로 설정해 해당 지역에는 가로형 광고물이나 돌출 광고물, 지주형 광고물 등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광고물 설치 제한으로 인한 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옥외광고물 설치 지역으로 강서, 성화, 율량 지구 등 6개의 택지개발지구를 선정해 그 안에 옥외광고물을 설치토록 규제했다.



이에 따라 4개 미관지구에 포함돼 있는 상당공원 '사랑의 온도탑'이 허가지역인 강서지구 인근의 가경동 가로수길로 이전하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전한 가경동 가로수길 주변으로는 모텔이나 유흥주점이 밀집돼 있고 유동인구도 적어 '사랑의 온도탑'의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아 일회성 행사에 그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난 6년 동안 상당공원에 '사랑의 온도탑'을 설치해 운영해 왔었지만, 올해 시의 달라진 규정으로 불가피하게 자진철거하게 됐다"며 "허가지역 중에서 유동인구가 그나마 많은 강서지구 인근 가경동 가로수길에 재설치 하게됐으며 이마저도 오는 12월 말까지로 허가돼 그 이후에 또 다른 구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답답해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시안에 대한 취지나 입장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공익적인 목적의 광고물과 상업적인 목적의 광고물을 구분할 필요성은 있다"라며 "사랑의 온도탑 자체가 소외된 이웃에 대한 기부 문화 정착을 위해 마련된 만큼 다시 제고될 필요성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사랑의 온도탑에 대한 공익적 목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마련된 고시안이니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상업·공익 구분없이 예외없이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관계자는 "옥외광고물이 설치된 허가된 구역에서 광고물 설치 기간을 연장하고 싶을 때, 시에 연장신청만 하면 지속적으로 광고물을 설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박광수

ksthink@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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