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칼럼] 최인석 대한적십자봉사회 중앙협의회 부회장

또 한해가 가고 있습니다. 얄팍해진 달력과 쌀쌀한 기온으로 한 해가 저물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계절입니다.

이런 연말에는 날씨라도 따뜻하면 좋을텐데 한 겨울인지라 추위가 엄습해 소외된 이웃이나 생활이 팍팍한 서민들에겐 겨울나기기 쉽지가 않습니다. 역시 겨울은 우리의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더 힘겨운 계절이지요.

이 때문에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가 꼭 하고 가야 할 일이 있습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이웃을 위한 사랑의 실천이 그것이죠.

이때쯤이면 각종 매스컴 마다 앞다투어 모금을 하고 각 단체마다 온 신경을 써가면서 불우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온정을 베풀어 달라고 사회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나눔의 실천이 꽤 오래 된 것 같은데도 연말연시만 되면 여지없이 소란스러워 집니다.

그런데 왜 꼭 연말과 연초에만 불우이웃을 돕는 행사가 열려야 할까요? 안그래도 되는데 말이죠?

이젠 우리의 삶 속에 나눔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때도 되었을텐데 말이죠 !

경제수준이 높아지고 생활이 향상되면서 기부와 자선문화가 확산돼 우리곁에 많은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기부와 나눔을 실천 하고 있습니다.

많이 버는 사람은 많은 돈을 기부하고 적게 버는 사람은 적은 돈을 기부하지만 마음만은 모두가 풍성하게 행복해하는 모습에 참 세상은 그리 팍팍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왜 이맘때면 여지 없이 야단을 떨어야 될까요? 생활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계절에 상관없이 힘든데도 말입니다. 그것은 평소에 우리의 생활속에 아직도 나눔이 자리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눔은 자신이 가진 것을 다 채우고 남는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씩 덜어내서 나누어 갖는 것이 진정한 나눔일 것입니다.

평소에 사람들을 만나면 "나중에 나도 돈 좀 벌어서 사회를 위해 쓸거야 " 라던가 , " 나중에 여유가 되면 기부도 하면서 살아야 되겠다" 라고 하는 말을 하는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 마다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들이 돈을 벌고 여유가 많으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 라고 말이죠.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얼마나 모아야 남을 돌아 보고 나눌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평생 나눔의 기쁨과 행복의 의미를 느껴 보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는 꼭 연말과 연초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조금씩 덜어내고 나누어 가면서 살아가는 것을 생활화 하고 하나의 "나눔문화"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예전에 잔치가 열리면 이웃 사람들과 떡과 음식을 나누어 먹었듯이 많은 것이 아니어도 될 것입니다. 다만 자기가 가진 것을 조금씩만 덜어 낼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 우리 모두가 그런 마음만 가질 수 있다면 '나눔'이 우리의 삶속에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

그리하여 연말이니 연초니 해서 소란 스럽지 않고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문화 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모두가 조금 덜어내고 많은 행복과 기쁨을 누릴수 있는 '나눔문화'가 우리사회에 빨리 자리잡을 수 있는 그런 날을 소망 하면서 올 겨울이 소외되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겨울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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