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용선 청주시 상당구 환경위생과장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원인불명의 폐 손상 질환은 가습기 세정제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나면서 가정에서의 실내 공기 질에 관심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추운 날씨 탓에 문을 꽁꽁 닫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외부의 찬 공기보다 더 위협적인 것이 실내의 오염된 공기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달 28일 환경부에서 주목할 만한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2010~2011년 주택 내 실내 공기 질' 조사 결과 겨울철 실내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그리고 라돈의 농도가 타 계절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농도 대비 이산화탄소는 115%, 미세먼지는 119%, 라돈은 152%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겨울철에 실내의 오염물질농도가 증가하는 것은 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카펫이나 두툼한 솜이불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토양 등 외부에서 발생한 라돈가스가 농도 차에 의해 실내에 유입되어 축적되며, 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 거주시간은 더욱 증가해 실내공간의 각종 오염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실내 공기오염으로 인해 이전에는 생소했던 '환경성 질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환경성 질환은 지금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질환이 되어 있다. 지난 5월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의 알레르기 질환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아토피성 피부염은 최근 15년간 어린이는 2.2배, 청소년은 3.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성 질환의 발병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겨울철 실내 공기오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환기'가 중요하다.

충분한 환기는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위해 필수일 뿐 아니라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실내에 각종 오염물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오전, 오후, 저녁 등 하루 3번 30분씩 마주보는 창문을 열어 실내공기를 외부공기와 완전히 교환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늦은 저녁이나 새벽에는 대기가 정체돼 오염물질이 공기 중에 쌓여 있을 수 있으므로 오전 10시부터 밤 9시 이전에 하는데 이 시간에는 대기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짧은 시간 내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실내가 건조 할 경우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생기기 쉬우므로, 젖은 빨래나 가습기 또는 식물 등을 이용해 실내습도를 적절히 유지(40~60%)하는 것이 좋다. 가습기를 사용할 경우 가습기 세정제는 사용하지 말고 알코올 등을 이용해 내부청소를 자주해야 세균번식을 막을 수 있다.

집안 청소는 자주하고 물걸레 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

청소를 할 때는 바닥은 물론이고 천장, 장식품, 가구 상단, 가전제품 등도 같이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미세먼지가 쌓이기 쉬운 커튼과 카펫은 수시로 털고 자주 세탁하며 침구류는 물세탁한 후 햇빛에 잘 말리고 털어 몸에서 떨어진 각질과 미세먼지 등을 제거해야 하고, 외출하고 돌아온 후 옷은 털어서 보관하고 창틀 등도 월 1회 이상 청소하여 미세먼지의 실내유입을 차단하여야 한다.

겨울철은 추위로 집안에만 있으려 해 건강을 해치기 쉬운 계절이다. 특히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노인과 아이들은 실내공기가 건강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환기 등 작은 생활습관으로 겨울철 실내오염을 줄이고 적당한 실외 활동을 통하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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