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고의 훼손 인력·예산낭비 심각 …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

폭설과 빙판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도로변 곳곳에 비치돼 있는 제설용 모래주머니가 잦은 도난과 훼손으로 수난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이 제설을 위해 쌓아놓은 모래주머니를 가져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고의적으로 훼손하는 경우가 있어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청주시는 지난달 1일부터 내년 3월15일까지 겨울철 눈으로 인한 시민불편을 해소하고자 이 기간을 자연재난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총력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시는 소금과 염화칼슘을 각각 3천600여 톤과 1천900여 톤을 확보해 시내 주요교량과 급경사, 비탈길 등에 적사함 110곳, 모래주머니 3만3천 포를 비치했다.

하지만 일부 도로 구간에 설치해 놓은 제설용 모래주머니가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에 의해 심하게 훼손된 뒤 도로변에 방치되고 있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무단으로 가져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12일 오전 충청대로에 위치한 주성사거리와 구성교차로 구간과 인근 마을 진입로 등 주요 도로에는 백여 포대의 모래주머니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일부 도로변에 설치돼 있는 모래주머니가 고의로 훼손한 것처럼 심하게 찢어져 도로가에 나뒹굴고 있거나 한 곳에 보통 8∼10포대 정도 비치돼있는 것과는 달리, 도난 등으로 3∼4포대만 놓여있는 곳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청주시 수동의 주택가 골목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지형 특성상 급경사와 비탈진 길이 많기 때문에 도로 골목길이나 도로변에 모래주머니를 설치해놨지만, 비닐이 뜯어진 채로 모래가 도롯가에 뿌려져 있거나 경사로 밖으로 떨어져 있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일부 시민의 경우 경사로에 설치돼 있는 모래주머니를 가져와 자신의 집 앞의 비닐포대나 화분 받침대로 사용하거나 장사할 때 사용하기 위해 가게 앞에 가져다 놓기도 했다.



이곳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김 모(65·여)씨는 "주변 초등학교 학생들이 도로변에 있는 모래주머니를 가지고 장난으로 터트리거나 발로 차고 노는 것을 보고 혼을 내기도 했었다"며 "주변 텃밭에 하우스에서 비닐 지지대로 쓰기 위해 가져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주민 최 모(43)씨는 "아직 눈이 제대로 오지 않아 심하지는 않지만, 눈이 많이 오거나 길이 얼었을 때는 많이 가져간다"며 특히 "일부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 자신의 가게 앞 보도에 사용하기 위해 제설용 모래를 몰래 가져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폭설이나 강추위로 인한 교통 및 통행 불편을 해소키 위해 적재적소에 배치해 놓은 모래주머니가 도난이나 훼손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거나 효과적인 제설작업하는 데 장애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청주시청 재난관리과 관계자는 "제설작업의 특성상 눈이 오거나 빙판길이 됐을 때 바로 작업을 하지 않으면 교통정체가 빚어지거나 교통사고 발생이 늘어나는 등 위험이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해마다 수억 원을 투입해 모래주머니를 비치해 놓고 있지만 부족한 시민의식으로 인해 도난이나 훼손을 당하는 사례가 보고된다"고 하소연했다.

관계자는 이어 "이 때문에 도로보수요원들이 수시로 도로를 다니며 모래주머니 상태를 점검해야 하는 등 인력과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며 "제설을 위해 모래주머니가 필요할 경우 시청이나 각 구청에서 요청하면 지급하고 있으니 비치된 곳에 있는 모래주머니를 쓰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 박광수

ksthink@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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