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성렬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

물은 여러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여러 가지 물질을 잘 녹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지구상의 생명체는 생명유지에 물을 필요로 한다. 인체의 경우 약 60∼70%가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체내의 수분이 10% 감소하면 신체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인체내에서 물은 혈액을 구성하여 각종 영양분과 미네랄을 신체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네랄은 칼슘, 인, 나트륨, 구리, 아연 등으로 인체내에서 미량으로도 충분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물질이며,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과 함께 5대 영양소 중의 하나이다.

미네랄은 광물질, 무기질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물 속에는 여러 가지 미네랄 성분이 함유될 수 있는데, 녹아있는 미네랄의 종류와 양은 물의 이동경로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다.

물 순환과정에서 암반층으로 스며든 물들은 하천이나 바다로 유출되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물이 접촉한 주변의 토양이나 암석중의 여러가지 광물질을 녹여내어 일반적인 지표수보다 많은 미네랄성분을 함유하게 된다.

지하수에 포함된 미네랄의 주성분은 칼슘, 마그네슘, 칼륨, 나트륨, 규소 등이다. 우리나라의 지하수는 대부분 칼슘을 주성분으로 함유하고 있으며, 지질에 따라 주성분의 구성비가 달라지는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미네랄들은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인체 건강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들이지만 물의 이용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물을 끓였을 때 주전자나 커피포트에 흰색 침전물이 생기는 현상인데, 이는 물속의 칼슘, 마그네슘, 철 등이 불용성 침전물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물질은 물의 온도가 높으면 더 잘 녹게되지만, 일부 물질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용해도가 낮아져 침전물을 형성하게 된다.

물속에 존재하는 탄산칼슘과 황산칼슘이 대표적인 물질이다. 따라서 물속에 칼슘이 많으면 끓였을 때 흰색 침전물이 발생하며, 이러한 물을 보일러에 사용할 경우 열교환기의 수명이 단축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보일러 용수는 연수기를 설치하거나 빗물을 받아 이용하면 스케일 형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설거지 후에 용기에 남는 얼룩문제인데, 일부 민감한 사람들은 앙금에 대해 불안해한다. 흰색 도자기에서는 쉽게 구분이 되지 않지만 스테인레스 용기의 경우에는 쉽게 볼 수 있다.

이것은 물속에 존재하던 미네랄 물질들이 물이 증발된 후에 용기표면에 남아있는 현상이므로 설거지 후에 물기를 깨끗이 닦아내면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칼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지하수를 사용하는 경우 미네랄 물질들의 석출 및 잔류와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한다. 사람들은 물속에 석회질이 많다고 표현하며 건강과의 관계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속에 함유되어있는 전체 미네랄의 농도는 물 1ℓ에 500㎎을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물을 끓였을 때만 발생하므로 침전물을 분리한 후에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칼슘의 1일 권장섭취량은 성인기준 700㎎정도이며, 노인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많은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

석출현상은 칼슘이 많이 함유된 물을 끓일 때 나타나는 자연현상이며, 이 물을 하루에 2ℓ를 마셔도 칼슘의 체내 흡수 이용율이 낮아 권장섭취량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에 건강상의 악영향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칼슘이 많이 함유된 물을 마실 때 물속에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마시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석회질이 많은 물을 마신다는 생각은 건강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

건강에 이롭다는 확신을 가지고 마시면 약이 되지만, 걱정을 하며 마시면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지하수에서 발생하는 흰색 침전물에 대한 불안한 생각을 이번 기회에 떨쳐버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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