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고 때리고 토하고… 주취사고 하루평균 80~90건 접수

연말을 맞아 송년회 등 각종 술자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취객들이 일으키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일선 경찰관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14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연말이 되면서 각 지구대에서 경찰서로 인계되는 취객 건수는 하루 평균 80∼90여 건에 달한다.

대체로 이들 취객들은 지구대로 온 뒤에도 욕설이나 폭언 등 고성방가를 그치지 않거나 의자에 앉은 채로 구토를 하거나 대·소변까지 보는 등 추태를 부리고 있다.

주말이나 휴일에 많던 취객들이 최근에는 매일 몰려들고 있으며 특히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취객들의 행패로 인해 난장판이 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일선 지구대에서 정작 방범이나 순찰활동보다는 취객들의 싸움을 말리거나 집까지 데려다 주는 등 뒤처리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14일 오전 10시에 찾아간 청주복대지구대에서는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 취객이 의자에 앉은 채로 폭언과 욕설을 서슴지 않고 있었다.

해당 지구대 경찰관은 "저분은 아침까지 술을 마시다가 주점에서 신고가 들어와 집까지 데려다 드렸는데, 들어가지 않겠다고 난동을 부려 결국 지구대로 데려왔다"며 "최근 연말이 되면서 늦은 아침까지 신고가 들어와 업무 마비가 되는 등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취객이 늘면서 주취 행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건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복대지구대에 따르면 지난 13일 밤 12시 45분께 관내 모 노래방에서 취객 2명이 술을 먹고 기물을 부수고, 종업원을 폭행한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관 4명이 출동했다.

하지만 말리는 과정에서 출동한 경찰관의 얼굴을 때리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경찰서에 인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7일 저녁 9시께도 한 음식점에서 취객 2명이 술에 취해 싸우는 것을 말리다가 경찰관이 폭행 당하는 일도 있었다.

박봉수 복대지구대장은 "지역 특성상 유흥주점이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연말이 되면 주변에 차를 댈 수 없을 정도로 술자리를 갖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며 "심지어 주취 행패 신고로 최소 인력만 제외하고 모두 취객을 상대하러 출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박 대장은 "취객뿐 아니라 강·절도 등 강력범죄도 소홀히 할 수 없어 다음 주부터 관내방범대원과 협력해 절주 캠페인과 단속을 계획하고 있다"며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경찰력이 지원될 수 있도록 과도한 음주는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 박광수

ksthink@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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