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유통가 '총성없는 전쟁'-<上> 자영업자의 몰락

지역 유통업계의 대대적인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IMF이후 지속된 경기침체와 SSM의 무분별한 골목시장 진출은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가져왔다. 또 현대백화점과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의 청주 시장 진출을 앞두고 최대상권인 성안길도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본보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청주 유통시장의 현실과 영세상권의 생존전략 등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 편집자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사는 40대 후반인 김모씨는 진천에 있는 모 중소기업을 18년 근무하다 퇴직한 후 지난 3월 인근 금천동 광장에 자신의 전 재산인 6천여 만원과 일부 대출을 통해 마련한 8천만원으로 삼겹살 식당을 창업했다.

하지만 그는 '대박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창업은 갓 1년도 채 되지 않아 손님들로 부터 외면, 문을 닫아 투자금의 절반이 날아갔다.

김씨처럼 청주지역내 외식업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의 삶이 점점 팍팍해 지고 있다. 계획없는 무분별한 창업으로 업체들간의 과당경쟁과 경기침체로 손님의 발길 마저 끊긴 채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기준 청주·청원 자영업자 수는 4만3천442명(청주 3만6천435명, 청원 7천7명)이었다.

이는 베이비 붐 퇴직시기와 프랜차이즈 창업열기에 힘입어 2008년 4만2천686명(청주 3만6천156명, 청원 6천530명), 2007년 4만2천319명(청주 3만6천158명, 청원 6천616명)에 비해 1천명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계적 수치와는 달리 창업의 비율이 크게 증가 했을 뿐 실질적으로는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해마다 3~1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폐업률에 대한 조사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영업자 증가라는 통계적 수치는 오류라고 지적했다.

청주소상공인지원센터 관계자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오해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청주와 청원지역에서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 수치보다 신규창업자 너무 많다보니 결과적으로 증가한 것처럼 보이고 있다"며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현재 전국 공통적으로 폐업하는 자영업자의 수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 라고 말했다. 더구나 자영업자 대부분 경영불안과 생계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1년 대한민국 자영업자 표본조사'에 따르면 800여명의 응답자 중 70% 이상이 경영불안을 토로했다. 월 수익이 144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4.3%나 됐으며 부채는 1천~3천만원대가 26.3%로 가장 많았다. 부채가 1억원 이상 인 자영업자도 10명중 1명꼴이다.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고충으로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너무 많다'는 의견이 48.2%로 가장 많았으며 '손님이 없다'라고 답한 인원이 21.9%이었다. 뒤를 이어 '원자재 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의견이 15.9%를 차지했으며 '각종 세금이 과도하다', '그냥 어렵다'는 응답도 나왔다.

청주소상공인지원센터 관계자는 "구제역이나 한·미 FTA와 같은 사회적 현상은 유통업계 최전방에 나서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경영컨설팅과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불안정한 수익과 신용카드 수수료 등에 불만 섞인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 신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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