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병철·제천담당

외지인들이 "제천을 대표하는 문화축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다수 시민들은 국제음악영화제 또는 제천의병제, 의림지 겨울축제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올해 창의116주년을 맞아 치러진 제천의병제나 내년 1월 열릴 의림지 동계 민속대제전을 과연 제천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로 내세울 만 한지 자못 의심스럽다.

2004년 창의109주년을 기점으로 '팔도에 고하노라' 를 주제로 행사가 태동 될 때만 해도 행사기간이 무려 9일간 치러져 제천에서 규모가 가장 큰 행사였다.

의병정신을 재조명하고 일제에 항거해 홀연히 목숨을 바친 의병들의 넋을 달래주기 위해 의병기념사업회도 발족돼 기대가 컸었다.

행사내용도 읍·면·동민 전체가 참여하는 개막 길놀이와 깃발전으로 거리행진을 하면서 명동교차로에 집결, 을미 의병봉기를 그대로 재현해 시민들의 화합의 장이 되지 않았던가?

횟수를 거듭하며 행사가 더욱 확산되며 전국 규모의 행사로 발전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횟수를 거듭하며 한방관련 행사에 밀려 이제는 의병들의 넋을 기리는 제사 정도 만 지내는 초라한 행사로 전락했다.

이 같이 근근덕신 명맥만 이어져 오는 제천의병제를 과연 제천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라 할 수 있을지 자못 의문스럽기 만 하다. 의림지 겨울축제도 마찬가지다.

행사 명칭도 '공어축제'에서 1년도 안돼 '겨울페스티벌'로 바뀌더니만, 몇년전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유사한 축제가 많다고 폐지를 권고하자 지난해까지 중단됐었다.

제천시는 1억2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년 1월 의림지와 공어를 테마로 한 4계절 축제로 정착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했다.

화천의 산천어축제나 인제 빙어축제, 태백의 눈축제처럼 전국적인 행사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인데, 앞으로 지켜 볼 일이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역시 민선5기 들어서며 존폐위기에 놓였었다.

자치단체장이 바뀔때마다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축제가 '죽었다' '살았다'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 bcsu113@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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