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출근길 교통사고, 지각 속출… '교통지도나 하지'

22일 새벽 충북 지역에 내린 눈으로 도로 곳곳이 결빙되면서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직장인들의 지각사태가 속출하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시민들은 관계 기관의 늑장대응과 단속 부재로 혼잡을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청주시는 22일 새벽 2시 30분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인력 22명을 동원해 15톤과 8톤 트럭 두 대를 동원해 염화칼슘 18톤을 살포하는 등 제설작업을 펼쳤으나 시내 일부 용암동과 율량동, 가경동 등 도로에서 출근길 거북이 운행이 지속됐다.

특히, 이날 출근시간대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수름재) 방면에서 증평·충주방향 36번국도 상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장 극심한 정체를 보였으며 3중 추돌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오전 8시 50분께 청주 공항대교 부근에서 이모(24)씨가 운전하는 코란도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중앙분리대를 넘어 마주오던 화물차량을 추돌하고 뒤 따라오던 산타페 차량을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현장 정리로 주변 교통이 한동안 마비되는 등 청주~오창 방면으로 통행하는 직장인들과 주민들이 항의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직장인 이모(31)씨는 "평소 5분이면 될 거리를 40분이나 걸려서 도착했다"며 "밤 사이에 눈도 많이 오지 않았는데 이정도면 폭설이 내렸을 때는 얼마나 심하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취재 결과, 이 구간을 관리하는 보은국도관리소는 출근시간에 근접한 오전 6시부터 뒤늦게 15톤 덤프트럭을 동원해 뒤늦게 제설작업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보은국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해당 구간의 결빙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제한된 인력과 장비로 넓은 지역을 동시에 작업을 해야 하고, 다른 지역도 제설 작업을 같은 시간에 해야 하다 보니 제설이 다소 늦어졌다"며 "앞으로는 신속한 제설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제설작업 미비뿐 아니라 경찰의 교통단속 부재와 빙판길 차량정체를 고려하지 않은 음주운전 단속 등도 교통혼잡을 부채질했다.

청주 일부 시내 도로에서 도로 결빙으로 지체되면서 신호가 바뀌어도 차 앞부분을 들이밀며 '꼬리물기'를 시도하는 얌체 운전자들도 쉽게 보였다. 또, 차량 통행이 혼잡한 가운데, 청원군 고은삼거리 방면에서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전 10시 30분까지 음주단속에 나서 통행하는 시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해당 경찰서 교통관리계 관계자는 "이 구간에 음주운전 민원이 많이 들어와 불가피하게 단속을 실시했다"며 "출근시간대를 피해서 단속을 했지만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을 수도 있었다"며 양해를 부탁했다. / 박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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