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주변 PC방·편의점서 손쉽게 접해 … 음란물 이용 부채질

학교 주변의 PC방과 편의점 등에 음란물이 포함된 파일공유(P2P)사이트의 무료 다운로드 이용권이 대량 배포되고 있어 청소년들의 음란물 이용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일부 공유사이트에서는 성인자료실 뿐 아니라 성인채팅이나 애인대행 서비스 등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관계기관의 단속과 관리가 절실하다.

무료 다운로드 이용권은 온라인 공유사이트에서 고객 확보 차원으로 영화나 게임, 음악 등을 공짜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일련번호를 적어놓은 일종의 쿠폰이다.

무료 이용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로 회원가입을 한 뒤, 이용권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바로 무료로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공유사이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기간을 정해놓고 이용하도록 하거나 적게는 10GB에서 많게는 200GB까지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최근 이런 무료 이용권은 초·중·고등학교 주변의 PC방이나 편의점 등 눈에 뛰기 쉬운 계산대 등에 수백 장씩 올려놓고 손님들에게 필요한 만큼 가져가도록 하고 있다.

청주 복대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 모(43)씨는 "가끔 자리를 비웠을 때 무료 이용권을 무더기로 놓고 가거나 택배로 배송을 해온다"며 "어른이나 학생 할 것 없이 인기가 높아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계산대 위에 비치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공유사이트 대부분 수위가 높은 음란물이 올라와 있지만 자체적인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무런 제한없이 음란물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회원가입 시 제대로 된 본인확인 없이 성인의 주민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자료실을 이용하는데 무리가 없다.

중학생 이 모(15)군은 "무료 이용권을 사용해 보지는 않았지만 친구들이 호기심에 몇 장씩 가져와 사용하고 있다"며 "이용권을 쓸 때 성인인증을 함께 하면 무료 포인트를 더 주고 성인자료실도 이용할 수 있어 부모님 주민번호로 가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청주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는 A공유사이트의 무료 이용권을 사용해 본 결과, 휴대폰이나 I-PIN 등 본인확인 없이 주민번호만으로 회원가입과 성인인증이 완료돼 성인 자료실 이용이 가능했다.

특히 이 사이트의 성인 자료실 카테고리 안에서 음란물 자료 뿐 아니라 성인채팅과 애인대행 서비스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성인 홈페이지를 방불케 했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무료 이용권에 대해서는 마케팅 차원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과장광고 등 위법사유 없이는 단속 근거가 없다"며 "현재로서는 학부모님들이 자녀들이 유해 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소프트웨어를 통해 직접 규제하거나 지도하는 것 외에는 없는 실정"이라며 아쉬워했다.

이 경찰 관계자는 또 "이렇게 되면 음란물 뿐 개인정보 유출이나 악성코드 복사도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개인 차원의 사용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 박광수

ksthink@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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