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오상영 영동대 경영학과 교수

신묘년도 여느 해와 다르지 않게 다사다난 했다. 구제역 파장을 시작으로 일본 대지진과 미국,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국내 경제를 위축시켰고, 연말엔 한국 경제 미래의 Key를 쥐고 있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이 국회를 통과했다. 게다가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사망하면서 임진년(2012년) 새해의 한국 경제는 쉽게 가늠하기가 어려워졌다.

역사적으로 한국 국민은 임진년 새해의 각오는 남다를 것이다. 420년 전(1592년)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략하여 치욕의 역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2년도 또 다른 차원의 임진년 혼란 시기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변수인 국제유가는 이란의 핵개발 문제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로 인한 정치 불안정이 결합되어 국제 유가의 파동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북한 문제는 김정일의 사망으로 인해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경제적 관계 중심에서 정치적 관계 중심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만큼 중국과 경제적 이슈보다는 정치적 문제로 갈등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국내의 정치 상황이다.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치러지기 때문에 위정자들의 거짓말이 난무하고 포퓰리즘에 의한 정치 행위가 한국 경제를 좀먹고 이로 인해 한국 경제 위기의 단초가 제공되는 우려도 안고 있는 해이다.

새해는 12지 중 '龍'의 해로 분류된다. 사람들은 용은 조화가 무궁하고 하늘을 나는 동물로 힘과 권력의 상징처럼 느낀다. 그러나 상상 속의 동물에 불과하므로 현실에 활용하여 긍정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정신을 가다듬고 현실에 맞게 상상해야 한다. 꿈이 좋다고 현실이 100% 좋아지지 않는다. 해몽은 각자의 마음이지만 현실 접목은 객관적이고 분석적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혼란이 예측되는 임진년 새해에는 과학적, 분석적 경제 철학을 품는 자세가 중요하다. 정신세계와 같이 실세계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계층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소기업을 하는 기업인의 2012년 새해는 긴축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정권이 새롭게 시작되면 국가 산업의 판도가 변한다. 기존 정권이든 새로운 정권이든 한국 정치 역사는 전 정권의 정책을 단절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내놓게 되는데 그 방향이 실로 크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를 했다가는 사면초가에 처하게 된다.

한국의 경제가 정치와 독립적이면 미래 예측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므로 임진년은 계사년(2013년)기다리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예컨대 국민의 정부 때 벤처 창업 및 IT산업의 집중, 참여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집중,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중심 개발 정책 등은 정책 간의 상충되는 각도와 간극의 차가 엄청나다. 대기업은 자본력을 기반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정책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기에는 자본력과 인력이 부족하여 좌절하기 십상이다.

국민의 정부 때는 소자본 벤처창업이, 참여 정부 때는 지방 기업의 어느 정권 때 보다도 활성화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수도권 중심, 대기업 중심의 산업이 활성화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정부 정책 지원의 방향에 따라 생산 시설 확장, 기술 개발, 마케팅 규모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기존 수익률이 좋은 사업 파트 중심으로 전력을 다하고, 새로운 사업의 시작 또는 수익률이 떨어지는 사업의 철수는 새로운 정치권 구도가 결정되면 사업 계획의 수정과 보완을 통해 중앙 정부의 정책 흐름을 타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2012년에 결정되는 정권의 변화에 따라 지속되는 정책, 새로운 정책, 포기하는 정책 등의 경제 정책의 기조에 관심을 집중하고 예측하고자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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