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임진년 새해 정치권의 화두는 총선과 대선으로 쏠리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초미의 관심사는 안철수 교수의 대선 출마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안철수 교수는 구랍과 새해 연초에 실시한 각종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여전히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까지 확실한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연구소의 주식은 그의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필자는 두 달 전 '보수와 진보, 상식과 비상식 차이'라는 글을 통해 안철수에 대한 소회를 다룬 적이 있다.

이를 통해 안 교수의 도전정신과 공익을 추구하는 헌신적 자세, 좌파 우파 논쟁보다 미래를 말하는 긍정적 태도, 대아를 위해 소아를 내려놓을 줄 아는 큰 틀의 사고방식에 존경하는 마음도 밝혔다.

또한 정치에 입문할 생각이 없다는 본인 말을 애써 무시하고 자꾸만 제 3정당, 대선주자 등으로 포장하며 정치구도를 그리는 언론의 논리전개도 상식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달았었다.

그 후 두 달 여가 흐르면서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반전된 느낌이다.

먼저 그는 서울시장 후보를 박원순 변호사에게 양보한 이후 정치권의 주목을 받더니 지금은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에 올라섰다.

여기에 지금은 그가 대권수업을 받고 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온 상태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국가지도자를 선출하는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5천만 국민을 대표해서 정치, 경제, 교육, 문화를 비롯하여 국방, 외교 등 나라살림 전반에 걸쳐 정확히 판단하고 고독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자리이다.

더욱이 이번에 선출될 대통령은 한반도의 통일이라는 중차대한 사안도 해결해야 할 위치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통령 후보는 누구든 더욱 철저한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

안철수 교수는 처음엔 서울시장 정도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박원순 후보에게 시장 후보를 양보하면서 대선후보로 급부상했다.

한때는 총선 등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천명했지만 지금은 본격적인 대선과외까지 받을 정도로 생각이 바뀐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제 그도 확실하게 출마의사를 표명하고 검증을 받아야 마땅하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은 혜성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

단숨에 정치권에 나타나 대통령 유력후보로 부상했고 본인도 전과 달리 생각이 바뀌었다면 이제는 상식 차원에서 연착륙을 시도해야 한다.

더 이상의 신비주의나 인기몰이는 국가에게도 본인에게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나라살림살이를 맡으려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도덕적인 검증을 거치고 거품을 제거한 상태에서 국민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국민들도 국가를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 국가관이나, 안보관, 경제관, 문화관도 제시하지 않은 사람을 대선 후보로 계속 거론하는 것은 신기루를 찾아나서는 일처럼 허무할 수 있다.

상식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이다. 이 수준에서 판단을 내리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를 벗어나면 몰상식이 된다.

더 이상 시간끌기는 몰상식한 행동이 될 수 있다. 출마 의향이 있다면, 그래서 대한민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나라를 바로잡고 싶은 결심을 굳혔다면 지금이라도 기자회견을 하고 분명한 의사를 밝혀야 한다.

"저 출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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