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기자단-'시골아낙네'] 외국에서 온 열일곱 소녀를 위한 시골밥상

멀리 뉴질랜드에서 나타샤님의 딸인 샤샤가 놀러왔습니다. 사실 제대로 상을 차려주려면 불고기에 생선구이가 기본인 상차림을 해야겠지만, 한국에 온지 한 달이나 되었기에 그동안 맛있는 요리들은 충분히 맛보았을 것이고, 입에 맞는 음식보다는 새로운 맛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각종 채소반찬과 된장찌개가 어우러진 시골밥상을 차려봤습니다.

빵과 고기가 주식이었을 뉴질랜드 소녀에게 입에 맞지 않는 무리한 밥상이 아니었나 싶어요.

첫날은 그동안 먹어보고 싶었다는 낙지볶음이 너무 매울 것 같아 나름 신경쓴다고 채소가 가득 들어간 오징어볶음을 만들어 줬습니다. 그런데 뉴질랜드에서도 오징어를 쉽게 맛볼 수 있다면서 낙지는 먹어보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는 배려가 너무 심해도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다음은 각종 채소들로 새콤달콤한 무침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하루나, 배추, 오이 등. 양념에서 좀 더 깊은 맛을 느끼고 싶다면 맛소금 대신에 까나리나 멸치액젓을 사용하면 됩니다.

콩나물무침은 맛소금과 참기름을 약간 넣고 마늘을 다져서 넣고 무치는 것이 기본입니다. 따끈하게 콩나물찜으로 먹을 거라면 먼저 잘 씻은 콩나물을 종이컵으로 한 컵정도의 물을 붓고 쪄준 뒤에 양념을 넣어서 무쳐주면 됩니다. 아삭하면서도 오래 두고 먹어도 탱탱함이 살아있는 콩나물무침을 만들려면 살짝 쪄낸 콩나물을 바로 찬물에 헹궈서 무쳐주면 됩니다.

된장찌개는 두부, 애호박, 느타리버섯, 양파, 청양고추, 멸치를 넣고 된장을 풀어서 끓여주는 것이 기본. 된장만 맛있으면 특별한 것을 더 넣지 않아도 맛있습니다.

시골집에서 마지막 점심으로는 마당에서 모닥불 피워놓고 삼겹살 파티를 해주고 싶었는데, 예기치 않은 반전이 생겼습니다. 샤샤의 이모께서 삼겹살 식당을 하고 계셔서 삼겹살은 실컷 먹었다고 하네요. 할 수 없이 메뉴를 급 수정해서 돈가스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함께 있을 때는 무엇이든지 최선이고 최고라고 생각하는데도 떠나 보내고 나니 아쉽고 안타깝고 후회되는 일들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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