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비평준화 충주지역 평준화 논란 <2> 하향이냐, 상향이냐

비평준화를 고수하는 입장인 충주고와 충주여고는 충주지역 고등학교가 평준화될 경우, 자칫 학생들의 하향평준화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평준화를 요구하는 나머지 학교들은 평준화가 되면 오히려 상향평준화가 이뤄지고 학생들의 학력도 전반적으로 크게 신장될 것이라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충주고와 충주여고 측은, 평준화가 되면 현재도 문제가 되고 있는 우수 중학생 외지 유출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학생들 간 학습능력 편차가 심해져 학습 분위기가 흐려지기 때문에 하향평준화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영학 충주여고 교장은 "아무런 대책 없이 고교 평준화를 실시하면 지역에서 마땅한 고등학교를 선택하지 못하는 우수한 인재들이 대부분 외지로 나가 하향평준화가 이뤄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최소한 지역에 특목고나 자사고 등이 설립돼 지역 인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고 평준화가 실시된다면 역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진택 충주고 교장도 "현재 지역의 우수 인재가 매년 50∼60명씩 외지로 빠져 나가는데 평준화가 되면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며 "이는 하향평준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머지 학교들은 오히려 학교 간 무한경쟁을 통해 교육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비평준화가 이른바 기득권을 가진 학교들을 무사안일주의에 빠지게 해 충주지역의 교육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명철 중산고 교감은 "청주지역은 고교 평준화가 실시되면서 종전 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수도권의 명문대에 진학하고 있지만 충주지역은 계속 명문대 진학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평준화가 되면 학력이 신장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고 모든 교육추세 변화에 부응해 입시지도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식 대원고 교장도 "마라톤 경기를 해도 한 사람이 독주하면 신기록을 수립할 수 없다"며 "평준화를 통해 학교 간 무한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해 충주에서 경쟁력 있는 학교를 만든다면 오히려 우수학생 외지 유출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 측의 주장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평준화 논란이 공론화되고 있지만 정작 열쇠를 쥐고 있는 교육당국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보다 구체적인 분석과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최근배 충주시의회 의원은 "이제 고교 평준화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할 단계가 왔다"며 "교육당국이 공청회 등 공개적인 토론의 장을 만들고 이 문제를 보다 공론화시켜 여론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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