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안동규 한국분권아카데미 원장/한림대 교수

자본주의가 위기인가? 자본주의 4.0등 새로운 버전의 자본주의가 강조되고 있다. 공산주의가 붕괴되면서 자동적으로 자본주의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들이 최근의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실업의 만연과 자연재해에 따른 불안감 및 자본주의에 내재되어 있는 문제들-양극화와 빈곤의 문제-로 인하여 흔들리고 있다.

원래 자본주의는 공동체성을 기본으로 전제한 자본주의다. 자본주의의 근간인 개인의 이기주의는 사회라는 공동체의 틀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허용된 것이다. 자본주의의 근저인 자유주의의 자유는 무조건적인 자유가 아니라 국가라는 규범의 틀 안에서 자유이며 남을 해롭게 하거나, 법을 넘어서는 자유가 아니다. 자본주의의 틀을 제공한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아담스미스의 경제론은 철학과 윤리학의 범주안에서 저술된 책이다.

즉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은 함께 읽어야 되는 책이다. 정의의 원칙과 동감의 원칙하에 공동체전체를 아우르는 정의의 틀안에서 개인의 이익추구가 선이고 자본주의인 것이다. 상대방을 생각하고 타인의 이익을 함께 고려하고 공동체의 사회적 이익을 전제하는 자신의 욕망추구가 선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아시아 국가들은 유교적 문화권 하에 仁(인)을 중요시하는 공동체국가들이다.

한국 사람처럼 '우리'를 강조하는 민족이 지구에 별로 없다. 자기 집도 자기마누라도 우리 집이고 우리 마누라다. 공동체의 적은 이기주의다. 극도의 이기주의가 자신은 물론 전체를 위협한다.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시장자유주의의 원리고 선이지만, 극도의 이기주의적 경쟁은 자신뿐 만 아니라 전체(시장)의 이익을 파괴한다.

사회과학에서 이러한 실패를 우리는 시장실패라고 한다. 시장이 잘 못되어서 실패한다기 보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진정한 게임의 규칙인 도덕과 조화된 이기심을 갖지 못하는 욕심에서 시장은 실패하고 자본주의는 병이 드는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우리 조상들이 그러했듯이 일상생활과 정치, 경제의 틀에 공동체적 원리와 질서를 반영시켜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삶의 방식의 변화이고 생활철학의 변혁이고 개인의 목적의 전환이다.

우리 민족의 DNA에는 공동체적 유전자가 내재되어 있는 듯하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우리의식'과 '가족의식'인 공동체성을 발휘하는 것이 해답이다. 권력자들과 정치가 항상 국민들에게 낙담을 주고, 재벌과 경제가 여전히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것은 그들이 속한 정치경제사회가 소위 남을 죽여야 내가 사는 그러한 게임의 방식을 즐기기 때문이다. 여야가 균형적 권력을 함께 발휘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하는 구조를 가지는 것이 장기적으로 서로 윈윈하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을 무시하는 정치적 경제적 이기주의가 한국사회의 공동체성을 파괴하는 지병이다. 이인자가 없거나 약하면 우리는 정치에서는 독재이고 경제에서는 양극화라고 한다. 힘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존중해야 자신도 살고 전체가 사는 지혜가 올해부터 흑룡의 신비처럼 신비스럽게 정치의 영역과 선거판에 나타나는 2012가 되어야겠다.

또한 가진 자가 덜 가진 자를 위해 자신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는 그래서 양극화라는 말이 사라지는 2012가 되어야겠다.

특히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함께 하는 선거의 해다. 국민의 기대가 남다르지 않은 이 때에, 진정으로 공동체성을 구현하고 그러한 공동체적 도덕성을 가진 자들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사람에게 희망이 있다'는 역사적 불변의 진리를 확인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공동체국가의 철학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 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다.

공동체국가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부터 사고와 삶의 방식을 공동선을 위하여 바꿀 때 찾아오는 것이다. 구정과 함께 흑룡의 해가 다가왔다. 흑룡은 상징적 동물이고 신비스러움을 의미한다. 공동체의 신비가 한국사회를 흑룡처럼 용비하는 2012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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