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사투리를 말하다 ④ 옥천 사투리 특징

사투리는 일정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지역적 또는 사회적 언어의 변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을 담고 있다. 지역적 특성이란 인접 지역과의 관련성과 그 지역 내부에서의 문화체계에 의해 좌우된다.

옥천은 역사적으로 볼 때 많은 정치사적 변동을 겪었기 때문에 그 언어 또한 그런 특성을 포함하고 있다. 옥천은 삼국시대에 신라의 영토였고 조선 태종(1413)때는 경상도에서 충청도로 이속되어 이전에는 경상도 방언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동쪽으로 경북 상주군, 서쪽으로 대전, 남쪽으로 충남 금산군과 충북 영동, 북쪽으로 충북 보은군과 접경을 이루고 있다. 현재의 옥천은 2개의 도가 병합되어 한 개의 군을 형성한 모습으로, 언어사적 측면에서도 서로 다른 방언을 형성하고 있다.

옥천의 언어는 옥천 내에서도 3개 지역으로 분할되어 나타나는데 동부지역은 청성면과 청산면, 서부지역은 옥천읍과 군북면, 군서면, 동이면, 이원면, 북부지역은 안내면과 안남면으로 구성된다.

▶모음역행동화= 모음역행동화(움라우트)는 충북 사투리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기보다는 옥천을 중심으로 한 일부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모음역행동화란 뒤에 오는 모음 '이'나 'l'의 영향으로 그 앞의 모음 '아, 어, 오, 우' 등이 각 '애, 에, 외, 위'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국+이'가 충북의 전역에서는 '국이'로 나타나는 반면 옥천에서는 '귁이'로 나타난다. '밥+이'도 옥천에서만 '뱁이'로, '떡+이'도 옥천과 영동 등 일부지역에서만 '떽이'로 나타난다. '똑똑히'는 옥천과 일부 지역에서만 '똑띠기'로, '틈틈이'도 '틈팀이'로, 방망이는 '방맹이'로 각 쓰인다.

이외에 사동과 피동의 보조어간 앞에서도 모음역행동화가 나타나 '맡기다'는 '매끼다'로, '잡히다'는 '재피다', '뜯기다'는 '띠기다', '꺾이다'는 '께끼다', '먹이다'는 '멕이다' 등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아비→애비, 어미→에미, 지팡이→지팽이, 속이다→쇠기다 등도 같은 예이다.

▶'ㅟ'는 'ㅜ'로 단모음화= 옥천사투리의 특징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 것은 'ㅟ' 하강이중모음이 'ㅜ'로 모음화되는 경향이다. 이는 옥천내에서도 동부지역과 서부지역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대체로 ㅁ, ㅂ, ㅍ 등의 순음 아래서는 'ㅜ'로 원순모음화하는 경향과 ㅅ, ㅈ, ㅊ, ㅉ의 앞뒤에서 'ㅣ' 모음으로 전설모음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옥천사투리에서는 어느 환경 아래에서든 모두 'ㅜ'로 단모음화한다.

바위→바우, 바퀴→바쿠, 까마귀→까마구, 거위→거우, 뼈다귀→뼈다구, 기저귀→기저구, 사귀다→사구다 등이 그 예다. 이외에 거미→거무, 나비→나부 등도 같은 변화과정에 포함된다. 옥천방언은 전설모음이나 이중모음이 후설음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구개음화= 옥천은 구개음화가 발달돼 끝소리 'ㄷ, ㅌ' 또는 'ㄱ, ㅋ'이 모음 'ㅣ'나 반모음 'ㅣ[j]'과 만나면 경구개음인 'ㅈ, ㅊ'으로 바뀌는 특징을 보인다. 기다리다→지다리다, 기름→지름, 기둥→지둥, 껴입다→쪄입다, 겹치다→접치다, 겨우→제우, 기지개→지지개 등이 그것이다.

또 성문음 'ㅎ'가 'l'나 '반모음'의 영향을 받아 'ㅅ'으로 변화되는 특징도 나타나는데 형→성, 혀→세빠닥, 흉년→숭년, 흉하다→숭하다, 흉본다→숭본다, 흰머리→신머리, 힘줄→심줄, 휘파람→쇠파람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옥천 출신 안후영 옥천향토사연구회 회장은 "옥천은 경상도와 전라도와 인접해 있어서 경상도 사투리와 전라도 사투리의 영향을 두루 받았고, 충북 중에서도 아직 시골이라 연세 많으신 어르신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살아계시다 보니 충북 내에서도 사투리가 많이 남아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날망(꼭대기), 개똥불(반딧불), 건거니(반찬) 등의 단어는 타지역 사람들이 못 알아듣는 옥천 사투리 중 하나"라며 "옥천 사투리는 다소 느리고 정스러운 어투"라고 소개했다. / 김미정

■ 옥천 사투리표
표준말 옥천 사투리
가(邊) 가생이, 갓, 가석
가깝다 가찹다
가렵다 갈굽다, 개렵다
가볍다 개볍다
개구리 깨구락지, 깨구리
기웃거린다 찌웃거린다
거미 거무
고기 괴기
고추장 꼬추장, 꼬치장
꼭대기 날망
나중에 난중에
냉이 나싱개
무우 무수
반딧불 개똥불
벼락 베락
세다(算) 시다
숭늉 숭냉
시다 시굽다
시방 지금
쓰다 씨굽다
씀바귀 꼬들빼기, 씬나물
아직 안직, 여태
어제 어저께
옥수수 옥시기, 강냉이
젓가락 저범
피곤 대근
세빠닥
혼자 혼차
흉본다 슝본다
희다(白) 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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