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꽃동산'이라고 있다. 북한 평남 증산군의 노동교화소에 딸린 야산이다. 탈북 등의 이유로 몇 년 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숨을 거두면 꽃동산에 묻힌다.

그곳엔 수만 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묻혀 있다. 땅위로 삐져나온 인골에 천조각과 비닐이 걸려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이 멀리서 보면 꽃밭을 연상케 해 수감자들은 꽃동산이라 부른다.

김일성대학을 나온 뒤에 북한을 탈출하여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로 근무하는 있는 주성하 기자가 쓴 '꽃동산'이라는 칼럼 중 일부이다.

꽃동산은 탈북 했다가 체포된 사람이 끌려가는 곳이라고 한다.

탈북기자인 주성하 기자와 탈북난민인권연합 김용화 회장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행을 시도한 탈북자들의 경우 심문 서류에 일반 탈북자와는 다른 색깔의 도장을 찍은 뒤 북송시켜 왔다고 한다.

탈북자가 생기는 원인은 간단하다. 먹고 살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탈북자는 3대를 멸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런데도 중국정부는 지금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하고 있다.

탈북자를 강제 북송한다는 것은 가서 죽으라는 것과 똑같다.

탈북자 문제는 한국, 중국, 북한 등 3자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인권문제이다. 그래서 탈북자 북송 문제는 국제적 이슈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의 하원 빌딩인 '중국 탈북자 강제송환' 청문회장에서도 탈북자 인권문제는 거론됐다.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집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서울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최근 탈북자 40여명을 강제북송하려는 중국 공안의 반인도적 조치에 반대하는 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단식 농성을 하다 11일 만에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박준선 새누리당 의원과 신지호·조전혁·권택기·김용태·차명진·이은재 의원들도 중국 정부의 국제난민협약 준수와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을 규탄하는 시위는 미국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열리고 있다.

세계적인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쿠마르 국장은 "미 정부가 중국과 북한을 상대로 탈북자 탄압을 즉각 중단하도록 외교채널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북자의 강제북송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절대적 기본권에 대한 사항이다.

탈북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면 죽거나 고문당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들의 강제북송을 방치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차원에서도 의원외교 활동을 통해 중국을 설득하고 국제사회의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

인권문제는 정치적 이해관계도 떠나야 한다. 여야도 없어야 한다.

탤런트 차인표씨와 안철수 원장도 탈북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 해결을 위해 후진타오 주석에게 서한을 보냈고, 한국인 증명서를 발급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인권상황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한다.

"북한은 내게 아픔이고 눈물이다. 힘들고 지칠 때도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을 생각하면 자판을 멀리할 수 없다."

주성하 탈북기자의 글을 읽으며, 인근에 사는 내가 아는 탈북자를 떠올리니 나 역시 자판을 멀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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