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햇빛창공]

내 고향 충북에도 벽화마을로 유명한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 청주 수암골 벽화마을이 있다. 그런데 외연도 여행에서도 섬마을만의 특별한 매력을 지닌 벽화를 만났다.

섬마을 골목길 구석구석에 바다의 풍경과 물고기, 꽃, 풍어를 기원하는 바람 등을 홍익대 미대 학생들이 그려넣었다고 한다. 자칫 쓸쓸하고 음산할 수 있는 인적 드문 섬마을 골목길을 아름답게 변모시켜놓은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미완의 작품이란 느낌이 들었다.

그 섬 골목길에 서면 자연스럽게 벽화를 따라 산책하게 만든다. 천천히 걸으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벽화에 말을 걸어보자.



외연도의 뒷골목을 걸어가는 낯선 이방인이 보인다. 벽화가 없는 골목길은 이런 분위기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부러 인적이 없는 골목길을 찾아 다닌 것이 아니다. 그 골목길은 고즈넉을 넘어 우울할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했다. '우리 일행들은 어디로 갔지?' 어둠의 사나이처럼 골목길을 활보하며 재잘되는 아들 준하의 목소리만 한동안 울려퍼졌다.

학교 가는 아이들의 경쾌한 발걸음에 노영심의 '학교 가는 길'의 멜로디가 저절로 떠오른다. 바람 잘 불던 날 그러니까 세찬 바람이 불던 3월의 어느날, 섬마을 뒤편 외연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매가 등교를 한다. 뭐가 그리 신나는지 오빠를 따르는 여동생은 싱글벙글이다. 오빠와 함께 학교를 가는 길은 언제나 즐거울 것이다.

섬에 있는 유일한 학교는 외연초등학교다. 아이들 뒤를 따르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는 선생님을 만났다. 한때는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녔다는 외연초등학교, 이제는 17명의 학생이 전교생이라고 한다.

외연도의 밤 골목은 적막하기만 하다. 가로등 아래에는 어구들이 밤낮없이 어둠을 지키고 있고 비릿한 생선 냄새를 맡은 들고양이들이 가끔 뛰어다녔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넘다 겨우 누운 어선은 옆 가로등이 야속할게다. 이렇게 외연도의 밤 거리는 가로등 불빛 아래 잠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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