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시골아낙네]

20년만에 친구들 모임을 위해 일산으로 향하던 시골아낙네. 버스로 동서울까지 가서 지하철로 한번만 갈아타서 백석역까지 오면 된다는 친구의 말을 수십번 되새기면서 무사히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한 촌아줌마.

제일 먼저 놀란 것은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엄청난 사람들. 그리고 잊지못할 당황스런 경험이 시작됐다.

"어디 갔어, 지하철 표파는 아저씨 어디 갔어." 개그콘서트의 황현희 목소리만 머리속에 맴돌고 있었으니. 표를 사기 위해 아무리 둘러봐도 도대체가 표파는 아저씨는 보이지를 않고, 전에는 기계에 내가 갈 곳을 입력하고 돈 넣으면 노란 티켓을 내뱉던 기계도 안보이고, 보이는 것이라고 온통 카드뿐.

예전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면 될 것을 왠지 시골에서 막 올라온 촌 아줌마인 것을 남들이 다 알아차릴 것만 같아서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일이 왜 그렇게 어렵기만 하던지.

노란 티켓 대신에 카드를 대여해주는 기계는 마치 대형마트서 100원을 넣고 카트 빌려다니다가 반납하는 것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오랜만에 타보는 지하철에는 없는 문까지 생기고, 제일 신기했던 것은 과자파는 자판기였다. 음료수 나오는 자판기는 많이 봤지만 다양한 과자들이 들어가 있는 자판기는 처음 봤다. 왠지 눈치기가 보여서 과자를 하나 뽑아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친 것을 집에 와서까지 두고두고 후회가 되기도 했다.

에휴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부끄럽고 당황스러웠던지. 이제는 카드 하나만 있으면 지하철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사실에 언제라도 다시한번 타보고 싶은 지하철. 하지만 두번 다시 타볼일이 없을 것 같아 과자 자판기가 눈에 밟히는 촌아낙네입니다. 이상으로 촌아낙네의 서울상경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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