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청책기획단장

미래의 인재상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학문경계를 넘어선 창의적인 '다빈치형'을 강조한다. 과학계에서는 과학기술과 인문, 경영의 융합을 통해 기술적 아이디어와 소비자 니즈를 접목시키고 이를 구체적인 제품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능력의 소유자 육성에 관심이 많다.

국내의 한 미래칼럼니스트는 요즘 주목받고 있는 지식노동자들의 가치가 가까운 미래에는 하락되고 '소통'하는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소통은 사람과 사람 간, 사람과 사물 간은 물론 전통산업과 IT산업 간 등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들은 각 영역의 장벽이 무너지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 혼자서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석과 종합을 포괄한 서로 다른 분야 간의 경계 허물기 즉, 서로 다른 것을 아울러서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한 통섭, 융합, 소통의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기업 경영의 과거는 관리, 현재는 소통이며, 미래 역시 소통이다'라고 피력했다. 미국에서 '전설적인 경영자'라는 별명을 가진 잭 웰치 전 GE회장도 '경영은 소통, 소통, 또 소통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지금의 트랜드는 비단 교육계나 과학계, 기업차원에 국한하지 않는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 하면서 수동적 정책소비자였던 국민들의 정책참여가 활발해지고 정책결정 이해당사자들 간의 네트워킹, 조정, 합의 등이 빈번해 지고 있다. 정책결정에서 정부의 권한이 점차 축소되고 정책의 법적 강제보다는 이해당사자들의 자율적 참여와 협력이 중요시된다.

지역산업정책의 관점에서도, 특정지역에 특정산업이 집중하는 현상을 구성원사이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논리가 확산되고 있다. 지역산업육성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여건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내부적 교류에 의해 시너지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각종 경제활동과 관련한 의사결정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 사회적 네트워크에 의해 좌우되는데, 그 동인이 기업가 개인의 의지나 신기술개발 또는 기업 내부의 공정혁신만이 아니라 소위 혁신주체로 지칭되는 기관사이의 상호작용에 의존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지역산업육성은 산업정책과 과학기술정책, 공간정책을 지역내지는 클러스터 단위로 묶어내고 궁극적으로 산업부문과 연구부문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충북은 바이오, 반도체, 차세대전지, 전기전자융합부품 등 4대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해 왔으며, 충청권은 의약바이오, 차세대에너지, New IT, 동력기반 기계부품 등 4개 선도산업(8개 프로젝트)을 통해 첨단성장 동력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금년 5월부터 시작되는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2단계사업 추진계획에는 value chain 형성과 연계협력, 지역기업-대학-기술지원기관 간 산학연 공동R&D 중점지원, 수도권의 역량 활용 등 개방형 혁신 활성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1단계사업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 즉,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학연협력 활성화 부족, 참여주체 간 유기적 협력시스템 구축 미흡, 참여기업의 성장관리에 대한 모니터링 미흡 등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충북지역 네트워크의 구조적, 지위적, 공간적 특성은 다른 지역 또는 광역권과도 다를 것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우리 지역 산업육성정책의 추진방향과 대안을 제공할 것이다. 예로서, 충청권 바이오·의료산업의 경우 의약바이오 분야는 산업체 및 연구소, 산업바이오는 대학과 산업체, 바이오공정 및 기기는 대학을 중심으로 정보와 기술, 자원을 교류하고 파급시키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학자인 존 나이스비트는 '미래 경쟁의 초점은 각 조직의 구성원과 외부 조직 간 효율적인 소통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역산업육성을 위해 점점 다양해지는 구성원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고민이 요구된다. 이러한 필요충분조건이 갖추어질 때 정책추진의 소기 성과는 달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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