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오상영 영동대 경영학과 교수

21세기 글로벌 경제의 흐름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세계 경제권을 지배했던 강대국들이 몰락해가는 분위기이다. 따라서 2012년도 글로벌 재정위기가 실물경제에 전이되어 격랑의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유가 및 한미FTA의 실효와 맞물려 금융 및 외환시장이 적잖게 출렁일 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 시장의 반발도 클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위기는 늘 상존 해왔고, 특히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상당한 구조조정의 시련을 겪었으므로 세계경제의 위기를 잘 헤쳐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국내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는 우리 경제의 미래를 점점 불투명하게 한다.

한 예로 정부가 영세 유통 사업자의 보호를 위해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자 진출을 제한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WTO 서비스 협정, 자유 시장 원칙, 직업 선택의 자유,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헌법에도 위배된다는 논리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FTA라는 국제 조약이 실효를 앞두고 있어, 소상공인의 경제권 타격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충북 지역도 대형할인마트가 많고, SSM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물론 그 동안 대기업의 국부 창출의 원초적 역할을 수행한 것은 공로이다. 과거 충북 지역도 대기업이 경제를 주도하고 발전시켰다.

따라서 대기업의 역할은 중요했고 앞으로도 중요하다. 다만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생존을 보존해야 사회가 유지되고, 경제 구조가 튼튼해지므로 대기업의 쌍끌이 사업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충북의 상공인을 대표하는 청주상공회의소 신임 회장이 추대되었다. 국내외적으로 경제적 혼란시기이므로 충북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한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최근 충북은 지역내총생산(GRDP), 실업률, 기업증가율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타 지역보다 양호한 편이다.

그러므로 지역 경제인들의 단합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지역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호기를 맞을 수도 있다.

신임 회장의 회장 수락 일성에는 "힘없고 소외된 중소상인과 중소기업들을 위해 지원책을 마련하고, 지역 대기업들이 제조활동을 하는데 불편한 부분을 살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간격을 좁힐 수 있도록 앞장서서 노력 하겠다"고 했다.

물동이를 이고 하늘을 볼 수는 없지만 충북 상공인을 대표하는 청주상의 회장은 대기업 중심의 충북 경제도 이끌어주고,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도 살릴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길 기대한다.

한 조직의 성과는 리더의 역량으로 결정된다. 필자는 수십 년의 역사를 갖은 기업, 전국 조직의 기업을 경영하는 신임 회장의 역량이 그 동안의 청주상의 회장들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 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어 정치, 사회적으로 혼란한 시기가 예상된다.

따라서 청주상의는 대의(大義)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일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 중심보다는 충북 경제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정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정치적 변화가 있는 시기이니 만큼 충청북도와 협동하여 국가적 차원의 근본적인 충북경제 발전의 동인을 찾고, 지역 내 경제인들의 단합을 이끌어야 한다.

종군기자가 죽어가는 병사를 살리기 위해 카메라를 던지기보다는 전쟁의 참혹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병사의 죽음을 송출하는 대의가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간격을 좁히는 일은 청주상의 회장이 할 일도 아니다.

충북 경제권이 커질 수 있는 국가 정책을 눈을 뜨고, 내부적으로는 지엽적인 일에 집착하지 말고, 정관에 적시된 것과 같이 상공업 관련 정책에 관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 대한 자문 및 건의를 통하여 충북 경제인들의 대변자가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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