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포데로샤] 몸으로 책읽기

아! 얼마만인가. 한 권 책을 완독하고 나서 얻게 되는 이 뿌듯함.

올해 들어오면서 나는 1주일에 1권씩 책을 읽자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일이 바빠져 야근이 늘고, 직장에서 보는 시험에도 응시해야 하는 처지가 되다보니 책을 집어들기가 꺼려졌다. 얇은 책을 골라 짬짬이 봐야지 하면서 얼마전 백낙청 교수의 <2013년 체제 만들기>도 읽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역시 책은 몰아쳐서 읽어야지 조금씩 끊어 읽다보면 흥미가 떨어진다.

이번에 읽은 책은 명로진의 <몸으로 책 읽기>이다. 명로진씨 하면 티브이에서 보던 배우 이미지가 여전히 떠오른다. 하지만 그는 책을 20권 이상 쓴 작가이다. 또한 인디라이터로도 유명하다. 인디라이터는 인터펜던트 라이터Independent Writer의 준말로서, 자본과 시장에 예속되지 않는 독립 저술가를 뜻한단다. 아무나 작가가 될 수는 없지만, 누가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세상! 딱딱하지 않고 대중적으로 쉽게 쓰는 작가의 필력이 놀랍다.

<몸으로 책 읽기>는 책을 읽고 저자가 생각하고 행한 기록을 담았다. 총 26권의 책을 읽고 난 후 몸으로 실천해 본 이야기다. 저자는 다비드 르 브르통의 <걷기 예찬>을 읽고 직접 걸었고, 김준철의 <와인>을 읽고 와인을 마쉬고 취했으며, 이용대의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를 읽고 산을 올랐으며, <아틀란티스 세계지도>를 읽고 여행을 떠났다. 그렇게 만들어진 26권의 책과 경험의 이야기다. 남이 쓴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사람마다 참 다르다는 걸 느낀다.

언급한 26권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을 꼽아보니 두 권이다. 서명숙의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이랑 이희재의 <번역의 탄생>. 제주도는 여러번 가 봤지만, 올레에 관한 글을 읽고도 나는 아직 걸어보지 못했다. 아내와 함께 상반기에 한번 다녀와야겠다. <번역의 탄생>은 번역에 관심이 가 여러번 이 책을 읽었지만, 나는 여전히 내 손으로 책 한 권 번역도 못 했다.

저자가 바라는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숱하게 웃었다. 몇 부분에서 낄낄거리기도 했다. 아마도 앞으로 새 책이 나온다면 다시 사 보고 싶다.

글을 쓰는 일. 참으로 매력적인 일이다.

언젠가 나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날이 올까.

훔, 왠지 도전해 보고 싶어지네. http://poderosh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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