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최근 미국에서는 지난해 사망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경영 스타일을 모방하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잡스 사망 이후 등장한 전기 '스티브 잡스'를 교과서로 해서 확산되는 학습열풍을 보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경영자로서 무대를 떠나는 스티브 잡스에 대해 대중을 사로잡는 뛰어난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이자 탁월한 영업맨이었고 인간과 기술의 소통방식을 바꾼 혁명가로 묘사한 바 있다.

그의 수많은 어록들도 회자되고 있다. '끊임없이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만이 예술가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밥 딜런과 피카소는 언제나 실패의 위험을 감수했습니다'(포천, 1998년). '나는 무덤에서 이 나라 최고 부자가 되는 일 따위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마다 우리는 정말 놀랄만한 일을 했다고 말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 중요합니다'(월스트리트저널, 1993년도). '디자인은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느냐의 문제입니다'(와이어드, 1996년).

언제나 더 혁명적인 변화에 끌린다고 했던 스티브 잡스는 불가사의한 실적을 남겼다.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1분당 362개의 제품이 팔리고 주가가 3년 만에 300% 치솟았으며 최근 6개월간 60% 올랐다. 시가총액은 경제규모 세계 20위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내총생산과 맞먹고 지난해 말 현재 보유현금은 미국정부가 가진 현금을 추월했다. 그런데 판매제품은 다섯 종류뿐이다.

스티브 잡스를 닮고자 하는 열기는 미국의 경영인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 모든 국가와 기업인들의 표본이 되고 있다. 애플 신화를 일구어낸 스티브 잡스의 경영철학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까지 장악한 비즈니스모델이 관심사항이다.

스티브 잡스는 현실적 리더십의 소유자로 분류된다. 조직 장악과 분명한 원칙을 위주로 하는 성과 중심의 경영관을 가지고 있어서 직원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존경받는 이상적 리더십과는 대비된다.

부하 직원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리더가 아니라 중요한 것일수록 직접 챙겨서 그 과정 하나하나에 자신의 철학을 불어넣었다. 명확한 목적의식과 책임감, 위대한 제품을 향한 철저한 고민, 미래에 대한 확신 등이 지금의 애플을 탄생시켰다.

한편 애플의 산업생태계 간 상생적 네트워크는 독자적으로 매진하는 것보다 고객관점에서 솔루션을 함께 찾아가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명 플랫폼리더십으로 산업생태계의 협력자들과 수익을 배분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선도함으로서 보완재에 의한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또한 공장 없는 애플은 모든 제품생산을 아웃소싱하고 있는데 수많은 협력기업에 대한 치밀한 밀착관리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같은 탁월한 부품공급망 구축은 전 세계 전자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영향력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인문학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 애플이 존재한다'고 했던 그의 언급은 미국 기업들이 인문·사회·과학적 소양을 겸비한 다재다능한 인재들을 찾는 유행을 낳고 있다. 애플은 당분간 독주하면서 막강한 시장권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분명 여기에는 함부로 따라할 수 없는 애플만의 방식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건설이라는 지역의 미래비전도 특성화된 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열정, 집중력 등이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를 벤치마킹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를 뛰어넘는 지역의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발굴 및 육성, 애플의 비즈니스에코시스템보다 더욱 강력하고 차별화된 지역산업육성과 기업지원체계 구축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우선순위의 명확화, 효과적인 자원배분, 구체적인 실행체계 등이 핵심 요소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의 산업, 기술, 지역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적극적 관찰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 미래 큰 그림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공유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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