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양승도 단양署 영춘파출소장

지난해 이맘때 쯤 구인사 적멸보궁 근처에서 참배하러온 실어증, 치매노인이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일단 경찰인력으로 찾아보았으나 광활한 구인사 경내에서 찾기는 바늘구멍 찾는 것 보다 어려웠다.

날이 저물자 부인은 남편을, 딸은 아버지를 꼭 찾아달라고 애타게 울부짓는 모습을 보며 가족 같은 마음으로 꼭 찾겠다는 말로 이들을 안심시켰다.

저녁 8시 방범대를 소집하여 집결한 방범대원 20여명을 2개조로 편성하고 실종 최초지점부터 수색에 돌입하였다.

눈이 발목까지 오는 어두운 산속. 경찰과 방범대원 등은 찾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노력한 끝에 3일 만에 아사 직전인 실종자를 발견하고 가족과 상봉하도록 했다.

우리는 여기서 민·경 협력이 없었다면, 하루 이틀 건성으로 찾다가 포기하였다면, 숨진 채 발견되었다면 등 아찔한 상상을 해본다.

경찰, 방범대, 생활안전협의회, 의용소방대, 주민 등 200여명의 참여한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민경협력체제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대목이다.

주민과 공감대 형성을 계기로 '전국최초 산악구조대'를 결성했다.

산악장비구입, 체력단련, 소방대 초청 심폐소생술교육 등으로 국민의 안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

이젠 꽃이 피는 봄철, 행락철이다. 단양군 영춘면은 소백산 자락에 자리잡은 곳이다. 관광명소인 온달관광지를 비롯하여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 남천계곡, 남한강 상류의 래프팅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더불어 교통·안전사고로 인한 치안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교통사고 예방과 치안활동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안전망 구축이 중요하다.

경찰청, 경찰서 및 지구대·파출소에 구성된 민·경협력체제가 힘을 발휘한다. 범죄감시주민신고제 운영을 통한 민경협력 치안전개, 농작물작목반 자위방범단 운영, 학교폭력근절을 위한 방과 후 학교 학생수송, 방범대의 야간 방범순찰, 생활안전협의회의 홍보활동이 모두 성과물이다.

최근 지역의 어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었다.

'예전에는 원거리 학생들이 야간수업 후 버스 시간 때문에 학업 집중이 안되었는데 이젠 그럴 이유가 없다. 집 앞까지 차로 데려다주니 마음도 놓을 수 있고 성적이 부쩍 올랐다'고 했다.

얼마나 기분 좋은 말씀인가?

'범죄나 위험으로부터 우리가 스스로 지킨다'는 신념아래 오늘도 주민 만족도제고를 위해 우리 경찰은 방범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홍순원 단양경찰서장께서 부임 후 강조한 독거노인 연계 순찰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영춘면 지역은 타지역보다 농촌고령화로 상주인구의 65세 이상이 1천25명으로 영춘면 인구의 28.7%를 차지한다.

고령화가 심각하다보니 노인대상 범죄 및 관내 독거노인 171명의 안전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때문에 우리 경찰은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 독거노인을 방문한다. 어르신들의 불편한점과 어려운 점을 듣고 병원 모셔다드리기, 면허증 전달 및 경찰홍보전단문 배포 등 주민들의 입장에서 활동한다.

경찰과 유관단체의 노력이 주민 만족도를 높이고, 누구나 잘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이것이 바로 국민중심 현장중심 경찰활동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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