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변종만]

지인들과 서해안으로 여행을 떠났다. 첫 번째 들린 곳이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충남기념물 제144호)이다. 수수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7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했을 만큼 찾는 이들이 많은 공세리성당은 한국 최초로 천주교의 복음이 전파된 충청도에서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지닌 성당이다.

공세리성당에서 가까운 곳에 아산시 인주면과 당진시 신평면 사이의 삽교천 하구를 가로막은 인공담수호 삽교호가 있다.

삽교호 국민관광지는 퇴역 군함으로 이뤄진 함상공원, 놀이동산, 유람선이 있는 아름다운 바다공원이다. 기념탑을 지나 바닷가로 나가면 왼편으로는 행담도와 서해대교, 오른편으로는 방조제와 배수갑문이 바라보인다. 바닷가에 쉼터 역할을 하는 벤치와 데크로 만든 산책로가 있다.

삽교호에서 나와 서해고속도로 송악IC 입구를 지나는 38번 국도를 석문방조제 방향으로 달리면 필경사(충남기념물 제107호)가 가깝다. 당진시 송악읍 부곡리 필경사(筆耕舍)는 일제강점기의 아담한 목조주택으로 심훈의 문학 산실이다.

이 집은 1932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낙향한 항일시인이자 계몽문학의 선구자인 심훈이 직접 설계하여 짓고 조선인들의 마음을 붓으로 갈아엎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필경사(筆耕舍)'라는 당호를 붙였다.

한국 농촌소설의 대표작인 상록수, 직녀성 등이 여기에서 집필되었다. 고택의 마루방과 사랑방 외부에 화분을 놓을 수 있는 작은 베란다가 있어 심훈의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씨를 엿보게 한다.

왔던 길을 되돌아 한진교차로에서 직진하면 부곡공단, 고기잡이배, 행담도, 서해대교, 평택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한진포구다. 한진포구는 예전에 '큰 나루'를 뜻하는 대진(大津)으로 불리었다.

이곳은 당나라와 해상무역이 이루어졌고, 조선 시대에는 한양으로 가는 큰 항구였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숭어 어란을 일본에 실어 나르던 포구였단다. 높은 굴뚝에서 연기를 내뿜는 공단 옆 부둣가에 횟집들이 늘어선 작은 어촌마을에서 화려했던 옛날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진포구에서 나와 38번 국도를 달리다 안섬갯마을로 간다. 바다가 생활의 터전인 어민들에게는 제일 큰 소원이 바닷길에 대한 안전과 만선이다. 어민들의 마음을 하늘에 알리는 안섬풍어굿(충청남도무형문화재 제35호)으로 유명한 이곳에 안섬휴양공원이 있다.

좁은 골목 끝에서 만나는 안섬휴양공원은 해안가 절벽위에 노송과 카페가 어우러진 천혜의 휴식공간이다. 안섬포구에서 수산물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어 가족나들이 휴식장소로 좋다. 특히 전망대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등대와 방파제, 고깃배와 바다의 풍경이 멋지다.

석문방조제를 지나면 포구의 지형이 장고를 닮았다는 장고항이 가깝다. 장고항은 제법 큰 포구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고 배낚시를 즐기는 낚시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이곳에서 해마다 봄철이면 입맛을 돋워주는 실치 축제가 열린다. 배들이 정박 중인 방파제 뒤편에 노적봉의 기암절벽과 촛대바위, 소나무가 어우러진 자갈밭이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왜목마을과 국화도의 풍경이 멋지고 용이 승천했다는 해식동굴의 생김새가 기이하다. 왜목마을의 일출은 노적봉과 촛대바위 위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며 한 폭의 동양화를 만드는 11월부터 3월 사이가 가장 멋지다.

당진화력발전소, 당진시 석문면과 서산시 대산읍을 연결하는 대호방조제, 도비도농어촌휴양단지를 지나며 역사를 공부하고 자연 풍경을 만끽한 충남 북부서해안 여행을 마무리했다.

http://blog.daum.net/man1004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