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유사 이래로 살아남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여러 차례의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왔다. 그것은 시대의 패러다임을 시프트하는 작업이었으며,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였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 첫번째 혁명은 농업혁명이었으며 이는 자칫 식량난으로 허덕이며 사라졌을 인류의 생존을 가능케 했다.

이후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노동에 대한 생산력의 비약적 상승이 있었고 그것을 우리는 산업혁명이라 칭하였다.

클라크(Clark, C.G)에 의하지 않고라도 산업혁명은 인간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일상적으로 종사하는 생산적 활동, 즉 1,2차 산업에 해당됨을 알 수 있다.

이후 200여년이 지나면서 인류는 제3의 혁명인 정보화혁명 시대로 접어들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생존 패러다임이 진보와 퇴보의 향방을 가르는 '혁명'의 형태로 다가오고, 그 주기가 너무 빨라졌다는 것이다.

농업혁명은 농경 이래 몇 만년이 지난 후였고, 농업혁명으로부터 산업혁명이 일어나기까지는 2천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반면, 정보화혁명은 산업혁명 이후 200여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일어났다.

급기야 세상은 인류에게 요구되는 생존의 법칙을 다시 찾으라고 강요하고 있다.

네번째 혁명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형태로 올 수도 있고 혹은 지금 접근하는 여러 가지 패러다임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그중에 가장 유력한 것이 '융합(Convergence)'이다. 없어지고 사라져서 하나로 만들어 지는 퓨전(Fusion)식 융합이 아닌 개별 독립체로서도 존재하고 융합돼 만들어지는 융복합의 개념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작동하고 있다. 실제 교육, 문화,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복합의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융합을 통한 특성화 교육이 진행되고 있고, 산업은 융합만이 영원한 신성장동력이라는 모토 아래 IT분야를 중심으로 산업간 균형, 구조 고도화, 신제품개발 등 전분야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으며, 문화부문 또한 기술과 예술이 융합되는 Tech·Art 형식도 진행되고 있다.

융합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 최소한으로 진행되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일까? 상호 신뢰가 우선돼야 하고, 이를 국가사회의 자본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저변에 형성되어야 한다. 융합의 핵심에 있는 것은 상호간의 정보일 것이고 정보는 일단 초도에는 물질적인 부분은 포함하지 않은 자료에 의한 아이디어나 아이템이 먼저일 것이다.

두번째로 필요한 것은 상호 공개의 깊이라고 본다. 좀 더 계산적으로 본다면, 각각의 분야가 '고부가가치'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융합을 선택했기 때문에 어떠한 부문에서건 그 가치를 부가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고부가가치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신뢰와 함께 정보공개의 규칙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상대 내지 가치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인정과 함께 당사자간 성과에 대한 공정한 분배가 전제되어야 한다. 배타적이거나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이익이 있을 때 지속가능성은 보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좋다. 이것이 패러다임의 중심에서 혁명을 창출하는 제4의 물결이 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지금 '인류혁명3.0'이라는 전제하에서는 적어도 '융합'이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전략적'수단인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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