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입양의 날

# 엄마… 엄마… 엄마… 그렇게 불리기엔 너무 짧은 인생이다. 불장난 같은 순간을 건너왔지만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이 뒤따랐다. 포기…그것 밖에 선택의 여지는 없는 것일까. 십년하고도 몇 해를 살아온 소녀는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하지만 자신이 없다. 사람들은 소녀를 '미혼모'라고 불렀다.(어느 십대 미혼모 이야기)

# 남들은 용기있는 선택이라고 격려했다. 어리둥절할 뿐이다. 뭐가 용기있다는 것인가. 내 친구의 남편도 입양됐고, 내 가족도 입양을 했다. 내게 입양은 단지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과정. 가슴으로 낳은 아이는 하늘이 준 선물이다. 피도 섞이지 않은 아내와 남편이 만나 가정을 이루지 않나. 2012년 둘째를 만나면서 우리 가족은 새롭게 태어났다. (둘째 아이를 입양한 어느 삼십대 여성 이야기)

입양시설을 찾는 아이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지역 유일의 입양시설인 꽃동네 천사의집에는 95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이 가운데 35명은 아동시설에 속해 있고 60명은 입양대기중이다.

사회복지시설 꽃동네 박마테오 수사는 "천사의집에서만 지난 한 해 31명의 아이들이 입양됐다"고 밝혔다.

올해들어 입양 건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 1월부터 4월까지 이미 25명이 입양됐다.

하지만 시설에 입소하는 아이들에 비해 입양되는 아이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해외 입양을 제한하는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이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해외로 입양되지 못한 아이들은 국내 시설로 입소하고 있다.

박마테오 수사는 "정부가 해마다 해외입양을 제한시키면서 국내 입양 기관에 입소하는 아이들이 대폭 늘어났지만 입양기관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해외입양 세계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부터 10%씩 해외입양을 제한시켜 왔다.

이 때문에 현재 해외입양은 50%가량 감소된 상태. 하지만 국내 입양은 늘어나는 아이들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박마테오 수사는 "해외입양을 제한하면서 입양시설에 입소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국가지원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천사의 집은 상담원 1명에게 인건비를 주는 정도이고 나머지는 회원들이 보내주는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천사의 집에는 신생아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있는데 신생아들은 입양대기 상태로 시설에 있고, 입양을 가지 못한 아이들 중에서 큰 아이들은 꽃동네 밖 그룹홈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수사는 "인식의 변화가 많이 됐지만 아직도 아쉬움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이다"며 "대한민국 입양은 주로 공개입양 보다 비밀 입양이 많은데 더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돼 아이들이 새로운 부모를 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3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충북 유일의 미혼모시설인 자모원에는 이 순간에도 뜻하지 않게 아이를 갖게 된 미혼모들이 양육에 대한 중요한 판단을 앞두고 있다. 이곳 아이들은 대부분 입양시설로 보내지는데 적게는 13세에서 많게는 40대 엄마들이 생활하고 있다. 출산에서 산후조리까지 입소기간은 1년이다. / 김정미

■연도별 전국·충북 입양자수(단위:명)
구 분 2007 2008 2009 2010 2011
전 국 1천388 1천306 1천314 1천462 1천548
충 북 49 19 21 11 32
양육수당
지원대상
186명 210명 220명 250명 322명


■입양아동양육수당 지원(단위:명, 백만원)

구분 청주 충주 제천 청원 보은 옥천 영동 증평 진천 괴산 음성 단양
사업량 318 104 46 26 44 7 10 8 16 28 10 13 6
지원액 572 187 83 47 79 13 18 14 29 50 18 2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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