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희망제비]

지난 5월 8일 신용철 기자로부터 릴레이 책 선물 바톤 이어가기 취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권의 책을 받았다.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는 책이었다. 멀리 제주에서 들려오는 구럼비 발파 소식에도, 함께 해왔던 오랜 시민운동 동료의 구속 소식에도 달려가지 못한 부채의식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순간이었다.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는 제주 강정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유배'를 택한 사람들의 생생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지속적으로 취재해온 <오마이뉴스> 이주빈 기자가 강정마을 '평화유배자들'을 인터뷰 하고, <분단의 향기>, <비상국가> 등 국내외 개인전을 펼치고 있는 노순택 작가가 강정 사람과 강정 바다, 구럼비바위의 소박하지만 강인한 모습을 포착해냈다고 소개하고 있다.

책 이름과 저자에 대한 소개만 보아도 감동과 아픔과 희망이 꿈틀대는 주옥같은 현장의 소리가 담겨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갈등이 없는 평화를 갈망한다. 그러나 현실에선 국익, 성장, 풍요라는 물질적 욕망과 이 욕망을 지켜내는 거대한 국가의 물리적 폭력 앞에 희생당하기 일쑤다. 평화는 침묵과 복종으로는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는 강정과 구럼비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가치를 통해 국가 권력의 무절제한 폭력이라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승화시켜 나가는 제주강정마을의 주인인 주민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더 큰 감동과 울림이 있다. 책을 읽으며 당장 강정마을 주민으로 살고 싶어지고, 구럼비를 보러 가고 싶은 욕망이 꿈틀댄다.

'길위의 신부 강정마을 주민되다'에서 "어떤 길이든 처음에 나서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어느 굽이에 이르면 그 많던 이들은 어디론가 떠나가고 터벅터벅 홀로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길의 고독이다. 하물며 부당하게 집행되는 공권력에 맞서 싸우며 걷는 길이다"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길위의 신부는 홀로 걷는길, 고독의 길을 너무도 쉽게 선택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곁을 지킨다. 교회가 있을 곳은 바로 이런 곳이라며,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잊고 있었던 감성을 되살려주는 글귀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는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함께 읽고 싶은 책이 분명하다. 그래서 동화작가 선안나 선생님은 릴레이 책 기부 바톤 이어주기라는 기발한 책상을 해낸 것이리라.

누구에게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 6월 말이면 도의회 전반기 의장이 끝나는 김형근 의장에게 드리기로 하였다.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김형근 의장도 기쁘게 뜻을 이해하고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다음으로 선물을 받게 될 분이 궁금해진다. 바다가 없는 충북과 제주는 다르면서도 닮은 꼴이다. 고립되어 있다는 것, 작다는 것, 소외 받고 있다는 것, 힘이 약하다는 것 등 그래서 더 많은 도민들이 강정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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