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변종만]

산악회원들과 진도의 남서쪽에 위치한 관매도와 조도를 다녀왔다. 해가 어스름이 떠오르는 시간에 진도가 섬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는 첫 번째 관문 진도대교를 건넜다.

진도대교 아래 울돌목을 해남의 우수영관광지와 진도의 해변공원이 마주하고 있다. 새벽녘이지만 충무공 이순신 동상이 해변공원에서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게 했던 울돌목의 빠른 물길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큰섬 진도는 국민의 사랑을 받는 토종의 '진돗개(천연기념물 제53호)', 발효와 증류ㆍ지초의 용출과정을 거친 선홍색의 '진도홍주(전라남도지정문화재 제26호)', 남도석성ㆍ용장산성 등 '삼별초의 항몽유적지',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신비의 바닷길', 육자배기 서정민요 '진도아리랑' 등 특별한 것이 많다. 오죽하면 진도에서는 글씨, 그림, 노래 가락을 자랑하지 말라고 했다.

다도해의 많은 섬 중에서 조도군도는 좀 특별하다. 154개(유인도 35개, 무인도 119개)의 섬이 바다위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새떼가 앉아있는 것처럼 보여 지명에 새조(鳥)자가 들어있다.



관매도는 진도 연안의 끝자락에 보물처럼 숨어 있다가 '1박 2일'을 촬영하며 세상에 널리 알려진 환상의 섬이다.

관매도라는 지명은 새가 입에 먹이를 물고 잠깐 쉬어간다는 볼 매에서 한자식으로 고쳤다거나 제주도로 귀양 가던 선비가 해변에 매화가 무성하게 핀 것을 보고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왼쪽으로 가면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관매8경의 제1경인 관매해수욕장이다. 맑은 물과 고운 모래가 길게 펼쳐진 해수욕장 뒤편으로 아름드리 해송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모래바람을 막아주는 방사림에서 솔향이 불어오는데 그 뒤편에 수령 800여년의 후박나무(천연기념물 212)가 있는 관매마을과 자그마한 장산편마을이다. 해변과 송림을 지난 후 왼편의 바닷가를 따라 방아섬 탐방로를 걸으면 독립문바위와 방아섬 가는 길을 구분하는 이정표가 서 있다.

남쪽바닷가 언덕에서 만나는 돌담이 관호마을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우실'이다. 민속신앙 등 삶의 집합인 우실에서 해변으로 200여m 내려서면 제3경인 꽁돌과 돌묘가 있다. 옥황상제가 가지고 놀던 꽁돌을 두 왕자가 장난치다 지상으로 떨어뜨렸고, 하늘에서 내려와 꽁돌을 가져가려던 장사들이 거문고 소리에 매료되어 올라가지 않자 옥황상제가 모두 돌무덤으로 만들어 그곳에 가두어 버렸다는 전설대로 꽁돌에 왼손으로 받쳐 들었던 손가락자국이 선명하고 꽁돌 옆에 돌무덤이 있다.

조도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길을 걸으며 조도대교로 연결된 상조도와 하조도, 바닷길을 오가는 소형어선과 등대, 작아서 더 평화로워 보이는 어촌마을, 굽잇길에 아름다운 풍경들이 숨어있는 해안도로를 수시로 만난다. 조도의 산길은 주변의 다도해를 두루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다. 하조도 산행의 클라이맥스는 최종 목적지인 하조도 등대다. 1909년 건립한 하얀 등대가 가파른 절벽 위에서 그림 같은 풍광을 만든다.

조도군도에서 가장 큰 하조도와 상조도를 작은 섬들이 둘러싸고, 징검다리처럼 띄엄띄엄 놓인 섬들이 올망졸망 모여 조도라는 지명을 만들었다. 멋진 풍광에 마음을 빼앗길 만큼 매력적이다.

여행을 하면서 우리나라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들여다볼수록 볼거리가 지천이다. 수천 년 이어온 맛과 멋, 흥과 가락이 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끼리 인정이 오간다. 소박한 우리 땅에서 순박하게 사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 여행길이 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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