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계수나무] 보성 녹차밭 보고 율포해수욕장 추천

보성 녹차밭 하면 모든 사람이 가장 먼저 '대한다원'을 떠올릴 것이다. 언덕의 산기슭에 있어 전망도 좋고 그 굴곡이 아름다우며 입구의 삼나무길도 운치가 있어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곳이다.

이곳을 나와 봇재다원을 지나 낮은 평지에 자리잡은 대한2다원으로 가는 동안 평화로운 시골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 길에는 감자꽃도 고랑을 따라 가지런히 피어 절로 풋감자 쪄서 먹던 옛 기억에 잠기기도 하고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에서 일렁이는 바람을 장노출로 담기도 하며 절로 여유로움에 빠지게 된다.

바람은 보리밭에서 마치 심술을 부리듯이 여기저기 만지며 지나간다. 그럴 때마다 보리밭은 살아 움직이듯 일렁이며 간지럼을 탄다. 보리가 익어가는 내음도 구수하다.

가슴이 확 트이며 시원해지는 대한2다원에 서니 그 넓은 초록의 밭에서 어디로 먼저 발걸음을 떼어야 할지 사방을 둘러보게 된다. 우선 산쪽으로 가서 내려다 볼까?



안개는 걷히지 않고 율포 바닷바람이 불어와 모자를 벗기기도 한다. 녹차밭으로 들어서니 1다원보다 잎이 더 싱싱하고 소담하다. 1다원은 재작년의 냉해로 녹차잎이 많이 훼손 되었다.

녹차밭을 헤매다 주머니에 넣었던 휴대전화가 빠져 버렸다.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동안 휴대전화도 자유를 누리고 싶었는지 주머니를 탈출하여 녹차밭 어딘가에 몸을 숨겼다.

이미 차에 타기 직전에 알게 되었으니 일행에게 폐를 끼칠 수도 없어 간길을 되짚어 볼 수도 없었다. 그러기엔 너무 넓고 멀다. 낑낑거리고 산에 올라서 사진을 담았기 때문에 산에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돌아오면서 내내 마음이 심난했다. 누군가 주웠으면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그 넓은 곳에서 그런 요행은 생기지 않았다.

아들은 이 기회에 스마트폰으로 바꾸자고 한다. 그리고 이미 지금은 새로운 휴대전화에 길들여지는 중이다.

보성녹차밭은 이외에도 넓다. 바닷바람과 적당히 습한 공기 등 이런 자연적인 조건이 녹차가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기 때문이란다.

녹차밭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면 대한다원만 둘러보지 말고 대한2다원도 보고, 10분 거리에 있는 율포해수욕장에서 바닷바람에 노닐다 오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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